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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참 어려운 중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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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통합예선 3라운드> ●윤성식 아마 7단 ○변상일 9단

4보(60~85)=60까지 수순으로 좌중앙에는 엄청난 백의 세력이 생겼다. 백 입장에선 이대로 통째로 집이 되어주면 참 좋으랴만, 흑이 가만히 둘 리가 없다. 지금쯤 흑은 하얀 집을 진흙탕으로 만들기 위해 슬슬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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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공지능(AI)이 아닌 사람은 중앙을 정밀하게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중앙을 잘 경영하기가 어렵다. 중앙은 세력을 쌓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침입자가 들어오면 효과적으로 공격하기도 어렵다. 자칫하면 공들여 쌓은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기 때문에 중앙 경영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역시나 흑이 61로 좌변에 풍덩 뛰어들었다. 백은 62로 바리케이트를 쳤는데, 61이 좌상귀와 연결되는 것을 막아서는 수다. 그런데 이게 아쉬운 수였다. 흑을 연결해 주더라도 63 자리를 먼저 둬서 중앙을 키우는 것이 좋았다. 실전은 흑이 63~67로 타개하고 나니 중앙 백 세력이 힘을 잃었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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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이 좋다고 느낀 윤성식은 순간 방심했나 보다. 71로 두터운 자리를 차지했는데 소극적인 수였다. '참고도' 흑1로 강하게 막아서고 흑3~5로 싸웠6으면 흑이 충분히 해볼 만한 전투였다. 윤성식도 이 진행을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런데 백2 이후 전투에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한다. 흑이 느슨해진 기회를 틈타 백도 72~78로 실리를 챙기면서 집 균형이 얼추 맞춰졌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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