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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 삼촌 산다” 직구대란에 터키 지인찾기 붐

중앙일보

입력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에 따라 터키 현지에서 세일 중인 버버리는 이중 할인 효과를 볼 수 있어 버버리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버버리 터키 공식홈페이지 캡처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에 따라 터키 현지에서 세일 중인 버버리는 이중 할인 효과를 볼 수 있어 버버리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버버리 터키 공식홈페이지 캡처

터키 직구 대란에 직구족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터키 사는 지인 찾기 붐이 일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며 14일 원화 대비 리라화 가치는 1리라당 160원대를 기록했다. 이에 명품을 싸게 사려는 직구족들이 터키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터키에서 세일 중인 버버리는 이중 할인 효과를 볼 수 있어 버버리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다. 터키 이스탄불 시내의 중앙 은행의 환율 시세현황판. 연합뉴스=EPA

미국의 경제 제재로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다. 터키 이스탄불 시내의 중앙 은행의 환율 시세현황판. 연합뉴스=EPA

실제 버버리 터키 공식 홈페이지에서 세일 중인 미디엄 리벳 보더 가죽 배너백과 트로피컬 개버딘 트렌치코트를 장바구니에 담아봤다. 배송비는 무료로 총 가격은 8446리라, 한화 137만9000원이다. 같은 물건은 버버리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560만원이다.

실제 버버리 터키 공식 홈페이지에서 세일 중인 미디엄 리벳 보더 가죽 배너백과 트로피컬 개버딘 어시메트릭 트렌치코트를 장바구니에 담아봤다. 배송비는 무료로 총 가격은 8446리라, 한화 137만9000원이다. 같은 물건은 버버리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560만원이다. 버버리 터키·한국 공식 홈페이지

실제 버버리 터키 공식 홈페이지에서 세일 중인 미디엄 리벳 보더 가죽 배너백과 트로피컬 개버딘 어시메트릭 트렌치코트를 장바구니에 담아봤다. 배송비는 무료로 총 가격은 8446리라, 한화 137만9000원이다. 같은 물건은 버버리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560만원이다. 버버리 터키·한국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주문 버튼을 누르자 난관에 봉착했다. 터키 버버리 사이트는 자국 내 배송만 가능하기 때문에 터키 현지주소를 입력해야 한다. 해외로 배송하려면 다른 나라 사이트로 이동해야 하며 가격은 달라진다.
직구족들은 이 사이트에 입력할 수 있는 현지 주소를 찾기에 나섰다. 지난 13일부터 포털에는 터키 배송대행지(배대지)가 실검 순위에 올랐다. SNS에도 관련 해시태그가 늘어나고 있고 해외 직구 카페에는 터키사는 지인 찾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네티즌은 "터키에 삼촌이 거주하고 있어 이번 터키 대란으로 배송대행 해보려 합니다"라며 주문을 받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직접 비행기 타고 터키에서 물건을 사 오겠다며 주문을 받는 사람도 생겼다.

이런 글이 올라오는 이유는 터키에 믿을 만한 배송대행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 포털에서 터키 배송대행을 검색하면 나오는 사이트는 블로그 하나뿐이다. 이 블로그는 14일 오전 "고객이 너무 몰려 물량 한계에 도달했다"며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남의 아픔이 기쁨인가" 터키 한인들 사이에선 곱지 않은 시선 

터키 한인회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도 배대지를 구하는 사람들이 몰렸다. 구인·구직 게시판에도 지난 13일 이후는 배대지 관련 글만 게시되고 있다.

터키 한인들 사이에선 이런 열풍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터키 한인회 홈페이지에 네티즌 A 씨는 “남의 아픔이 누구에게는 기쁨이다”며 “사고 싶으면 한국에서 제대로 구매해라”며 비판했다. 이스탄불에 거주한다는 B씨는 “터키에 뿌리내리고 사는 한인이나 터키 사람들에게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는 큰 고통이다”며 “이런 글은 한인회 사이트와 맞지 않는다”며 자중을 부탁했다.

터키 한인회 홈페이지에도 배대지를 구하는 다수의 글이 올라왔다. 터키 한인회 홈페이지 캡처

터키 한인회 홈페이지에도 배대지를 구하는 다수의 글이 올라왔다. 터키 한인회 홈페이지 캡처

사업자 등록 안한 배송대행업체 피해는 구제 힘들어 

직구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터키는 이전부터 직구족들 사이에서 ‘먹튀’로 악명이 높았다. 터키 배송대행은 개인들이 신고 없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명품일수록 현지에서 물건 바꿔치기 위험성도 높다. 터키 경기가 안 좋은 지금 시점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배송 대행해주는 개인이 사업자로 등록자로 안 돼 있으면 피해구제 접수가 힘들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국제거래 소비자 상담은 2016년 361건, 2017년 1436건, 2018년 1306건(5월 기준)으로 늘고 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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