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파동…업체들 수해로 재료 못구해 발 동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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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로 김치 제조업체들이 배추.무.고추 등 원재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고랭지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추를 사용해온 ㈜한성김치의 경우 주 원료 공급지역이 큰 피해를 보아 필요 물량의 50%만을 겨우 마련한 상태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알타리무는 이미 공급이 중단됐다. 이 회사는 주3회였던 홈쇼핑의 김치판매 방송을 주1회로 축소했지만 이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종가집 김치를 생산하는 ㈜두산도 다음주면 원재료가 바닥날 형편이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CJ홈쇼핑 등을 통해 김치를 판매해온 진부식품은 18일로 예정된 방송분을 제외하고는 주1회 하던 방송을 아예 중단했다.

진부식품 관계자는 "배추 뿐 아니라 대파.고추 등 양념류 가격이 5배 이상 올랐다"며 "찾는 사람은 많지만 공급을 할 수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부들의 김치 사재기 열풍도 불고 있다. 우리홈쇼핑이 18일 방영한 김치 판매방송에서는 10분 만에 2천5백세트가 팔려나갔다. 원료 수급을 우려한 공급업체 요청으로 2천5백세트만 한정 판매했던 이날 방송에서는 판매 시작 직후부터 주문전화가 폭주하는 사태를 빚었다.

지난 16일 LG홈쇼핑을 통해 김치를 판매했던 농협은 30분 만에 1억5천만원어치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CJ홈쇼핑도 최근 김치 매출이 평소의 50% 이상으로 뛰었다.

김장철이 다가오는 10월 이후가 더 걱정이다. 한 대형 김치제조업체 관계자는 "김치 수요가 20~30%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배추.파 등 원재료 값이 뛰어도 제품값을 곧바로 올리기 힘들어 수익성 악화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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