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義 보고서"換亂때 놀란 마음 경기 더 위축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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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외환위기를 겪은 뒤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경제의 호재.악재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불안심리는 소비나 투자를 실물경기의 실제 동향보다 더 위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경제심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상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한국은행의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이용해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의 경기전망을 지수화한 상의 BSI의 경우 경제변수가 변하는 데 따라 경기전망치의 변화폭(표준편차)이 외환위기 전(1990~96년)보다 외환위기 후(1997~2003년)에 크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경기에 대한 전망을 따지는 한국은행의 CSI도 마찬가지였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 기업과 소비자들이 경기가 조금만 나빠져도 소비와 투자를 크게 줄이는 등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행동한다는 분석이다.

경제조사팀 박형서 팀장은 "불안한 경제심리가 소비.설비투자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산업생산.수출 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경제심리가 도소매판매.설비투자를 크게 위축시켜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 회복 전망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아져도 이러한 경제불안 심리가 해소되지 않으면 위기 극복이 어려운 만큼 경제심리 안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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