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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스마트시계로 잰 심박수 변화로 갑상샘 중독증 예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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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문재훈 교수 연구팀

스마트시계로 측정한 심박수로 갑상샘 중독증(갑상샘 기능 항진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정된 상태에서 분당 심박수가 과거보다 11회 이상 증가한 경우 병원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문재훈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시계로 수집한 심박수로 갑상샘 중독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관련 논문을 의료 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JMIR mHealth and uHealth)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갑상샘 호르몬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갑상샘에서 생성·분비되는 호르몬이다. 호흡·체온·수면·성기능·생리주기 등 다양한 대사 활동에 관여한다. 갑상샘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생성·분비되면 심박수 증가(심계항진)를 비롯한 피로·불안·수면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갑상샘 중독증이라고 한다. 이를 진단하려면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아 갑상샘 호르몬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하지만 의심 증상이 나타나도 환자가 갑상샘 문제로 인식하기 어려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갑상샘 질환이 악화하기 전 환자 스스로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를 위해 갑상샘에 문제가 생길 때 나타나는 심박수 변화를 활용했다. 갑상샘 중독증 환자 30명과 일반인 10명을 대상으로 심박수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시계를 착용하게 한 뒤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안정된 상태(휴지기)에서의 심박수 변화가 갑상샘 기능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스마트시계로 측정한 휴지기 심박수가 분당 11회 증가하면 갑상샘 중독증 위험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가령 종전에 편한 상태에서 측정한 심박수가 분당 65회였는데 같은 방식으로 잰 값이 76회 이상으로 높아졌다면 갑상샘 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10개의 갑상샘 중독증 관련 증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종전의 평가 기준에 의한 위험도 예측 정확도와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문재훈 교수는 “스스로 측정한 생체 데이터 활용으로 갑상샘 중독증의 진단 및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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