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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500회 맞는 '열린 음악회' MC 황수경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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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방송이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하는 희열을 '열린 음악회'에서 처음 느꼈어요. 무대에 서는 순간 너무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감사해요."

첫 방송 이후 10년4개월 만인 오는 21일로 공연 5백회를 맞는 KBS-TV '열린 음악회'의 MC 황수경(黃修璟.32)아나운서. 그는 기억에 남는 무대를 얘기해 달라고 하자 울음을 유독 참기 힘들었던 대구공연을 털어놨다.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 위로 공연 때 인순이씨가 마지막으로 노래하는데, 울다가 클로징 코멘트를 거의 하지 못했어요. 사회자는 감정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될 때가 가끔 있거든요. 눈물이 많아 평소에도 잘 우는 편이에요."

黃씨는 1998년 10월 '뉴스 9'에서 중도 하차한 뒤 줄곧 '열린 음악회'의 마이크를 잡았다.

"입사 후 5년간 '뉴스 9'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뉴스를 떠나게 돼 상처가 컸어요. 뉴스 이외의 프로그램은 관심 밖이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일이었는데…. 자존심이 센 탓에 그걸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다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열린 음악회'는 저의 편협한 생각을 바꿔줬습니다."

그동안 黃씨가 '열린 음악회'를 통해 만난 관객만도 줄잡아 3백만명.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좋은 출연자들과 같이 어울리고, 무엇보다 저를 너그럽게 봐주고 즐거워하는 관객이 있어 좋아요. '이 분들은 모두 좋은 마음으로 오셨으니 혹시 실수하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해주실 거다'는 최면을 걸고 무대에 오르면 수만명이 모여 있어도 떨리지 않죠."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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