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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출신의 취업 면접 팁 "3가지 기억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학점과 어학시험 점수가 높고, 자격증도 여러 개 취득한 ‘고(高) 스펙’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에서 자꾸 떨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발음이 정확하지 않거나, 한 문장을 끝까지 말하지 않고 중간에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면접관이 원하는 내용을 답하더라도 조리 있게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기 어렵습니다.”

정보영(54) 정보영스피치아카데미 대표가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말하기 습관부터 점검해 보라”고 조언했다. 고용 한파 탓에 지난 5월 청년실업률은 10.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대부분 취업 준비생이 어학 점수를 높이기 위해 학원에 다니고, 시사 분야에서 예상 질문을 뽑아 면접에 대비한다. 하지만 말하는 방법을 제대로 훈련하는 사람은 드물다.

정보영 정보영스피치아카데미 대표 #MBC 아나운서 출신 말하기 전문가 #3주 훈련이면 아나운서처럼 말하기 가능

정 대표는 “머릿속에 든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며 “말하기 훈련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말하기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예로 들었다. 윤 전 장관은 2013년 4월 인사청문회 당시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다. 말끝을 흐리거나 답변 도중 헛웃음을 짓는 등의 행동이 대중들에게 성의 없다는 인상을 줬다.

윤 전 장관 취임 전 그의 코치를 맡은 정 대표는 가장 먼저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게 도왔다. 당시 윤 전 장관은 상대방의 질문에 문장으로 답하기보다 단어만 나열하는 일이 잦았다. 또 안경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어 상대방을 내려다보는 경향이 있었다. 치아가 살짝 돌출돼 말이 끝난 후에도 입을 다물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정 대표는 윤 전 장관에게 세 가지만 강조했다.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말하기, 문장을 끝까지 정확히 발음하기, 말이 끝난 다음에는 입을 다물기 등이다. 덕분에 윤 전 장관은 취임 후 청문회 때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1986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 생활을 시작한 그는 뉴스를 비롯해 장학퀴즈·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등 굵직한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하지만 결혼 후 육아에 집중하기 위해 1993년 방송계를 떠났다. 스피치아카데미를 시작한 건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다. 자신이 방송하면서 깨달은 말하기의 노하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음 마음이었다. 정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 중의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인데, 공교육에서는 말하기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말하기 관련 책 『목소리로 어필하라』도 출간했다. 3주만 노력하면 누구나 아나운서처럼 말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말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표정과 입 모양 보고 발음을 들으면서 개선점을 찾는 게 1단계다. 이후 복식호흡을 통해 소리를 내뱉는 훈련을 하고, 책을 또박또박 읽거나 빨대를 물고 발음 연습을 하는 식이다.

정 대표는 “말하기가 두렵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해도 자신감이 생긴다”며 “말하는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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