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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3사람이 기부금 할당했나"|「일해」 청문회 신문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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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회 5공 특위의 일해재단에 대한 청문회가 9일로 끝난다. 청문회 마지막날인 9일 오전에는 이준용 대림 부회장을 비롯한 성금기탁자들과 성금모금에 일익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을 출석시켜 기금모금의 강제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추궁했다. 다음은 5공특위 청문회의 신문내용과 증언요지.

<이준용씨 증언>
◇황윤기 의원(민정) 신문
-양정모씨는 증언에서 전전대통령이 기업인들과의 청와대 만찬 때 술이 약간 취한 상태에서 「대통령이 기업을 없애고 살릴 수 있다」고 얘기했다는데.…
『일해의 첫 이사회가 있은 다음 만찬이 있었다. 내가 참석한 만찬에선 그런 얘기는 들은적 없다. 전전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술을 많이 하지 않는 것으로 기억된다.』
-정주영·정수창씨가 재계모임에서 주도적으로 할당책임을 맡았다는데 사실인가.
『그 모임엔 버마를 함께 다녀온 사람들만 모였었다. 정수창씨인지, 정주영씨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 1백억원 정도의 모금액수가 나온 것 같고 사업규모에 맞춰 적절히 할당하자는 정도의 얘기가 있었다』
-대림이 3년간 모두 13억원을 일해재단에 기부했는데 이는 정주영씨나 정수창씨가 할당한 것인가, 아니면 자의로 기업경영상태를 고려해 낸 것인가, 또는 제3자의 지시로 낸 것인가.
『나도 같이 그분들과 상의해 내가 낼 금액도 나오고 다른 사람 금액도 나왔다. 다른 기업이 정하는 것을 보고 나는 3억원쯤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이란 정주영·정수창씨 등 일해에 참여한 기업인들을 말하느냐.
『그렇다.』
-익명으로 알려진 10억원은 증인이 낸 걸로 알려져 있는데 전 전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한 사실이 있는가.
『있다.』
-언제쯤인가.
『84년 9월께다. 아웅산 사건 1주기 전후라고 생각한다.』
-수표로 전달했는가.
『그렇다.』
-10억원은 무슨 명목으로 낸 것인가.
『일해재단은 기업인들이 하는 것이고……유족들에게 도움되는 일에 쓰라고 줬다.』
-그 돈은 자발적으로 낸 것인가, 아니면 강제성이 있었는가.
『강제성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성금기부 댓가로 독립기념관 공사를 대림에서 맡은 것 아닌가.
『공개입찰해서 낙찰된 것이다. 성금과 관계없다.』
-삼호관련기업·고려개발 등 5개 부실기업을 기부금에 대한 반대급부로 인수한 것이라는데.
『반대급부와 전혀 관계없다.』
◇김봉욱 의원(평민) 신문
-일해 기탁기금이나 어떤 정치자금관련으로 전씨와 한번이라도 상의한 적 있는가.
『전씨와는 상의한 적 없다.』
-재단이사회에서 최순달·조성희의 역할은.
『내가 받은 인상은 최씨가 이사장 취임 후 해당 기업인에게 인사도 하고 재단운영방향을 설명키 위해 방문했고 조씨는 안내했다고 생각한다.』
-조씨가 현역군인이란 사실을 알았나.
『당시는 몰랐다.』
-23억원을 할당받은 것도 아니고 자진해서 낸 것인가.
『자진해서 냈다.』
-익명기부금 10억원은 일해기부금 명목으로 준 것인가, 어디다 써도 좋다고 전씨에게 주었느냐.
『아웅산 유족들 돕는데 쓰라고 주었다.』
-10억원낼 때 익명요구했나.
『요구하지 않았다.』
-영수증을 안받았죠.
『못받았다.』
-장세동씨는 모금에 강제성이 없다고 했는데 증인은 물론 다른 기업인에 대해서도 강제성이 없다고 생각하나.
『아웅산사건 때 같이 다녀온 기업인은 다른 생각이 없을 것이나 같이 안 다녀온 기업인은 조금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자진해서 낸 사람도 있고 부득이해서 낸 사람도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증인은 부실기업 정리의 대부로서 5개 부실기업을 인수하며 2천9백억원을 10년 거치로 대출특혜를 받았다.
『당초 조흥은행에서 삼호인수제의를 받고 삼호의 사우디현장 등에 문제가 있고 3천억원 가까운 부채가 있어 인수를 거부하며 3∼4개월 옥신각신하다 인수한 것으로 특혜가 아니다.』
-이미 엄청난 기부를 해놓고도 청남대별관을 22억원에 지어 정부에 기증했는데 특혜와 관계없는 것인가.
『예산을 어디서 받는다고 듣지도 못하고 급하게 건축을 시작했다. 비밀공사라서 전후사정 묻지 말고 하라고 해서였다. 그래서 본관을 신축해보니 우리가 지어서 기증한 걸로 돼 있더라. 나머지 부대시설 공사비 70억∼80억원은 정상적으로 받았으니 본전이라 생각했다.』
-부대시설은 공개입찰인가, 수의계약인가.
『부대시설은 수의계약이다.』
-증인회사가 처음부터 설계와 공사를 맡은건 뭔가 의혹이 있는게 아니냐.
『비밀공사고, 급하다고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시작하라고 해 착수했다. 처음부터 돈 안받을 생각은 없었다.』
◇김동주 의원(민주) 신문
-전씨가 평소 말을 놓을 정도로 가까운가.
『그렇다. 그 양반이 대통령되기 전 친구같이 지냈으나 그 뒤에 내 성격도 그렇고해서 안들어갔다.』
-84년 10월 22일 10억원을 낼 때 일해돈이라고 줬나.
『전전대통령이 유가족에게 늘 신경을 쓰는데 내가 개인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대통령이 유족을 위해 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10억원을 주면서 일해에 주라고 했나.
『일해에 들어간 건 몰랐다. 유족에게 보탬되게 하라는 말은 했다.』
-정확히 어디 내라고 했으면 확인하고 영수증으로 손비처리 했어야 할 것 아니냐.
『내가 이건 이렇게 쓰고 저건 저렇게 쓰라고 말할 수 있었겠는가.』
-전기환씨가 대림회장이라고 말하며 다닌 적이 있나.
『소문은 들은 일이 있다. 그러나 대림이 아니다.』
-어디냐.
『범한항공이다.』
-범한관광 아니냐.
『그게 그거다.』
-대림계열인가.
『계열은 아니다.』
-언제인가.
『81년초부터 금년초까지다.』
-대림이 전기환씨의 힘을 입어 부실기업인수 등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 제주도 그랜드호텔에 전기환씨 주식은 얼마나 있나.
『한 주도 없다.』
-전기환씨가 그 호텔에서 숙식하거나 연회를 하면 누가 지불했나.
『나에게 연락하면 결제해주라고 했다. 나와 자주 같이….』
-자주 같이 제주도로 간 이유는
『전기환씨는 전전대통령이 취임 후 나에게 인사시켰다. 사회경험도 많지 않은 형이니 모셔달라고 해 대림계열에는 안좋을 것 같아 내가 개인적으로 관계한 곳에 조용히 모셨다.
어떻게 대우하나 걱정했으나 사회경험도 없다며 회장같은건 안된다고 해 부사장을 시켰다. 그런 분을 어떻게 업고 다니나. 업고 다녔다면 여기 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월 보수는.
『1백20만원정도다.』

<안현태씨 증언>
◇김동주 의원(민주) 신문
-아직도 전 전 대통령의 심부름을 하는가.
『직책은 없으나 일하고 있다.』
-증인이 장세동씨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을 때 통장이 든 봉투하나와 시설계획서를 받았나. 『봉투와 설계개요서였다.』
-봉투 안에 있던 통장의 내역을 확인했나.
『안했다』
-일해재단 비자금 3백7억원을 장세동이 보관했는데도 증인이 보관한 것처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다.』
-일해재단 성금 중 1백9억1천만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83년 3월 이희건씨에게 받은 10억원, 83년 10월 조성희가 김인배에게 인수인계할 당시 장세동 보관으로 돼있는 5억원, 조씨가 접수·발행했다는 영수증 1백37억원 중 조씨가 자기발행으로 인정한 55억원 이외의 발행자가 묘연한 82억원을 김씨나 장전실장이나 증인이 어딘가에 사용했다는 혐의를 피할 수 없게 돼 있다.
『일해창구로 들어온 돈이 유용됐을리 없다.』
-증인은 86년 1월에 김인배에게 3백8억원을 인계한 것처럼 말했으나 87년 7월 임소혁 회계사가 84∼86년간의 감사보고서 작성 당시 통장·영수증이 없었다고 했으니 증인은 위증한 것이 아닌가.
『통장·영수증·장부작성에 관여하지 않아 어떻다고 말씀드릴 처지가 못된다.』
-자금일체를 장씨에게 인수받았다면서 금액이 기억안나느냐.
『1백억원 좀 넘는 것으로 기억하나 봉투째 받아 정확한 액수는 모른다.』
-금액을 모르고 인수인계받는 경우도 있는가.
『나와 장세동·대통령의 관계는 군에서 맺어진 인연으로 그럴 수 있는 관계다.』
-86년 1월 당시 3백8억은 누가 보관했나.
『그 돈은 청와대에 온 일이 없다.』
-김 처장은 87년 7월 10일까지는 3백8억원에 대해 얼마가 있다는 것만 알았지 돈은 관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증인도 장세동씨도 관리하지 않았다면 누가 관리한 것이냐.
『김 처장이 관리한 것으로 생각한다.』
-84∼86년간 장기신용은행에서 전씨가 장기채권 1천5백억원어치를 샀다는 모 공무원의 제보가 있다. 은행에 다닌 사람은 1백만원 혹은 1천만원 수표를 케이크상자 하나가득 들고와 50억원쯤되는 액수를 갖고 30회 정도 다녀갔다는데 증인이 그 사람인가.
『아니다.』

<최순달씨 증언>
◇김동규 의원(민주) 신문
-일해라는 아호는 바다위에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뜻인가.
『나는 태양과 갈이 온 세계를 비추고 바다와 같이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증인은 전씨가 아호에 합당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일괄적으로 답하기 어려운 사항이다.』
-일설에 의하면 청와대에서 전씨와 장세동 전 안기부장, 그리고 증인 등 세 사람이 29개 업체에 대한 기부금할당작업을 했다는데.
『사실과 다르다.』
-일해재단조경에 필요한 잣나무를 이규동씨와 수의계약으로 들여왔다는데.
『전혀 아는 바 없다.』
◇정일영 의원(공화) 신문
-법무부에 조회해본 결과, 증인은 81년 10월 5일 국적 조회시 미국 국적 소유로 밝혀졌고 따라서 82년 4월 5일 한국 국적이 상실됐으며 82년 6월 5일 그대로 체신부장관에 취임했는데.
『82년 2월 25일 미대사관에 가서 미국 국적 포기절차를 밟았다.』
-자금관리를 청와대에서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기금모금은 어떻게 했나.
『재단설립취지가 좋다고 생각해 조성희씨와 같이 이사들을 개별적으로 방문해 취지를 설명했다.』
-84년 4월 양정모씨가 기금목표에 대해 「너무 많다」고 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나.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
-할당액보다 더 많은 돈을 내려고 한 기업인도 있었다는데.
『정주영 회장이 먼저 자진해서 얼마를 내겠다고 했고 다른 사람들도 각자 사정에 따라 액수를 정했다.』
◇김인영 의원(민정) 신문
-증인이 처음에 모금절대액수 5백억원으로 하려했으나 전전대통령이 꾸중하며 2백억원을 깎았다는데.
『사실이다. 제대로 운영하자면 연간 50억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1년에 50억원 운영비가 나오기 위해서는 5백억원은 있어야 된다고 보고했더니 전 전 대통령이 너무 많다며 3백억원으로 줄였다.』 <4면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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