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만한 과학도서] 통계의 장난에 속지 않으려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9면

귀향길 교통 정보를 믿고 여유롭게 출발했다가 주차장이 된 고속도로에서 분통을 터트린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통계의 맹점에 빠진 것이다.

홍콩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한창일 때 사망률이 7.3%와 16.1%로 달랐다. 기준을 어느 곳에 두느냐의 차이 때문이다.

'천재들의 주사위'(데이비드 살스버그 지음, 최정규 옮김, 도서출판 뿌리와 이파리, 1만8천원)는 이런 통계의 허실과 발전 과정을 각종 사례를 들어가며 풀어냈다.

그중에서도 통계학의 발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로널드 피셔가 수리통계학을 발전시켜 나간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천재들이 학문적 적에게 탄압받고 무시당하던 그 당시의 학문적 풍토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에는 통계학 책에서 자주 눈에 띄는 수학 공식이나 정리 등도 보이지 않는다. 사례를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통계학의 개념을 깨우칠 수 있게 했다. 통계학을 공부하지 않은 독자들이 통계학의 발전사와 이론을 이해하는 데도 크게 도움을 줄 것 같다.

박방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