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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솜사탕·버터 얹은 맛 즐길래? 커피·코코아 넣은 향 마실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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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시원하다!” 몇 걸음만 걸어도 무더위에 땀나는 요즘, 퇴근길이면 생각나는 음료가 있다. 바로 ‘맥주’다. 서리 낀 차가운 유리잔을 들고 한입에 벌컥벌컥 마시면 짜릿하고 알싸한 맛이 하루에 쌓인 피로를 잊게 한다. 여기에 재미와 색다른 분위기까지 보태면 더 시원하지 않을까. 일반 맥주와 다른 맛과 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이색 맥주부터 색다른 재료로 승부하는 고급 맥주까지 찾아봤다.

이색 맥주 vs 고급 맥주

이색 맥주

솜사탕이 더해진 ‘솜사탕 맥주’는 단맛과 쓴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솜사탕이 더해진 ‘솜사탕 맥주’는 단맛과 쓴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평범한 맥주가 지겹다면 상상력을 더한 수제 맥주를 마셔보자. 서울 창천동에 가면 구름 모자를 쓴 맥주 ‘빠솜’을 맛볼 수 있다. 맥주 위에 성인 남자 손바닥보다 더 큰 솜사탕을 얹어 눈부터 즐겁게 한다. 맥주는 솜사탕 옆에 꽂힌 빨대로 마시고 안주로 솜사탕을 뜯어먹으면 된다. 솜사탕 맥주를 판매하는 빠세 목주환 공동대표는 “쓴맛과 솜사탕의 단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며 “이 맥주를 마실 때만큼은 해맑았던 어린 시절을 잠시 떠올릴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제 맥주 위에 버터크림을 올린 ‘버터맥주’.

수제 맥주 위에 버터크림을 올린 ‘버터맥주’.

 세계적인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에 소개된 버터맥주도 찾을 수 있다. 서울 서교동 헬로헬로쑬은 실제 버터크림을 올린 수제 맥주를 판매한다. 일반 맥주보다 탄산이 강한데 이는 버터크림으로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부분을 잡아준다. 박송주 헬로헬로쑬 대표는 “세상에 하나뿐인 맥주를 만들고 싶던 순간에 해리포터를 읽게 됐다”며 “버터·크림·탄산수를 배합시켜 시중에 없는 소설 속 맥주를 맛본 손님들이 재미있어 한다”고 설명했다.

라임을 첨가해 상큼한 향이 나는 ‘라임맥주’

라임을 첨가해 상큼한 향이 나는 ‘라임맥주’

와인처럼 신맛이 나는 사워 맥주 ‘라베이 드 셍 봉 시앙’

와인처럼 신맛이 나는 사워 맥주 ‘라베이 드 셍 봉 시앙’

 와인처럼 신맛이 나는 사워 맥주도 인기다. 이 맥주는 맥아의 구수함이나 홉의 씁쓸한 맛이 나는 일반 맥주와 달리 시큼함으로 침샘을 자극한다. 라거·에일 맥주와 달리 젖산균·효모·박테리아의 번식을 돕는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특유의 산미가 난다. 서울 이태원 일대에는 사워 에일만 판매하는 전문 펍이 생길 정도로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와인처럼 신맛이 나는 사워 맥주 ‘듀체스 드 부르고뉴’

와인처럼 신맛이 나는 사워 맥주 ‘듀체스 드 부르고뉴’

 치킨과 잘 어울리는 수제 맥주도 있다. 수제 맥주 브랜드 더부스는 치킨의 맛과 향, 식감을 파악하는 전문가 ‘치믈리에’ 119명과 함께 치킨과 어울리는 맥주 ‘치믈리에일’을 내놨다. 파인애플과 감귤을 넣어 새콤한 향이 나는 페일 에일로 치킨의 감칠맛을 높인다. 수제 맥주 축제 ‘더 비어워크 서울’에서 첫선을 보인 이 맥주는 행사 기간 동안 판매가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희윤 더부스 대표는 “한국의 치킨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음식인데 맥주는 치킨의 기름기를 씻어주는 탄산수 역할만 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며 “‘치믈리에일’은 치킨의 맛을 살려주고 맥주 본연의 맛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119명의 치믈리 에가 함께 만든 ‘치믈리에일’.

119명의 치믈리 에가 함께 만든 ‘치믈리에일’.

고급 맥주

포시즌스호텔서울이 개발한 수제맥주 ‘Le 75’.

포시즌스호텔서울이 개발한 수제맥주 ‘Le 75’.

맥주 한 잔이라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즐기고 싶다면 호텔에서 직접 만든 수제 맥주를 알아보자. 서울 당주동 포시즌스호텔서울 지하 1층에 위치한 찰스 H바에서는 자체 개발한 ‘Le 75’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세계를 여행하며 음식 관련 글을 쓴 미국 작가 찰스 H 베이커가 프랑스의 유명 칵테일 ‘프렌치 75’에 영감을 받아 맥주를 만든다면 어떨까란 상상으로 탄생했다. 수제 맥주 브랜드인 맥파이 브루어리와 협업했고 제주 브루어리에서 제조한다.

 이 맥주 맛은 주니퍼 베리, 레몬 껍질, 계피, 감초 뿌리가 들어가 상큼하고 깊은 향이 난다. 또 샴페인 효모를 이용해 일반 맥주와 달리 목넘김이 부드러운 탄산을 만들었다. 강보람 포시즌스호텔서울 찰스 H바 매니저는 “강한 기포가 싫어 맥주 마시기가 힘들었던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샴페인 기포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장충동 서울신라호텔 더 라이브러리에서는 수제 맥주 ‘골든 에일S’를 맛볼 수 있다. 이 호텔 소믈리에와 식음 담당자가 개발한 ‘골든 에일S’는 발효할 때가 아니라 숙성시킬 때 향을 첨가해 한 번 더 여과시킨다. 필스너 몰트와 아로마가 풍부한 태평양 북서부 연안의 홉을 사용했고 라임과 자몽을 더해 새콤한 풍미를 자랑한다.

한 병에 2만2000원인 고급맥주 ‘비어 긱 코코아 쉐이크’

한 병에 2만2000원인 고급맥주 ‘비어 긱 코코아 쉐이크’

한 병에 2만2000원인 고급맥주 ‘비어 긱 코코아 쉐이크’

한 병에 2만2000원인 고급맥주 ‘비어 긱 코코아 쉐이크’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는 전통놀이인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연상시키는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수제 맥주 브랜드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가 만든 맥주로 양반탈을 표현한 ‘더 젠틀맨 라거’와 부네탈의 ‘더 마담’ 두 종류다. 더 젠틀맨 라거는 목넘김이 부드러운 필스너 타입으로 도수가 7.6%로 더 마담(5.6%)보다 높다. 더 마담은 밀맥주로 체리 타르트를 첨가해 향긋하고 달콤한 맛을 낸다. 한 잔에 2만원이 넘는 고급 맥주도 있다. 수제 맥주 브랜드 더부스에서 출시한 ‘비어 긱 코코아 쉐이크’ 맥주는 한 병에 2만2000원이다. 12.1%로 커피와 코코아가 들어가 커피·초콜릿 향이 난다.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조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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