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동연과 삼성 방문 조율했지만 '구걸' 발언은 사실무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접을 받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의 삼성전자 평택공장 방문과 관련 “청와대와 경제부총리간 의견 조율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구걸하지 말라’등의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한 매체는 ‘청와대가 김동연 부총리의 삼성 방문에 대해 정부가 재벌에 투자·고용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삼성전자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청와대와 경제부총리간 의견 조율이 있었다”며 “어떤 방식이 효과적이고 생산적일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의견을 조율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김 부총리의 평탱공장 방문에 맞춰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투자-일자리 구걸’ 논란이 빚어지면서 별도의 투자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6일 현상소통 간담회를 위해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구내 식당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식사 중인 김 부총리. [사진 기획재정부]

한편 이날 김 부총리는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열린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간담회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김 부총리는 “한국 경제 대표주자 역할은 국민적 지지와 투자자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삼성도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고,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경제는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고 대표 주자인 삼성이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부도 산업의 인프라와 기술에 해당하는 플랫폼 활성화에 정책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달라는 당부도 했다. 그는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투자는 시기와 정세에 맞춰야 한다’며 국내외 정세에 대한 적확한 통찰을 강조했었다”며 “한국 경제가 중요한 전환기에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미래를 위한 담론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블록체인·공유경제 등에 대해 지원하고 투자하겠다”며 “삼성도 미래성장 동력 확충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아닌 윤부근 부회장이 대신 환영사를 밝혔다.

윤 부회장은 “혁신성장에 열정을 가진 김 부총리가 반도체 수출의 최전선이자 혁신성장의 산실이라고 자부하는 평택공장을 찾아줘 매우 뜻깊다”며 “기업의 혁신에 대한 노력과 전략적인 투자가 결합되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미래를 여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