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폐기 앞둔 애호박 판매 소식에 "천천히 보내달라" 글 쏟아진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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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폭락에 애호박 산지 폐기. [사진 화천군 제공]

가격폭락에 애호박 산지 폐기. [사진 화천군 제공]

폭염에 풍년까지 겹쳐 산지 가격이 70% 넘게 폭락한 애호박 재배 농민들을 돕기 위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농민을 돕기 위한 오픈마켓 특가전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애호박은 최근 폭염으로 쑥쑥 자라 생산량은 늘었는데, 소비가 줄어 지난 2일 기준 도매시장 경매 가격이 지난해 대비 70%가량 하락했다. 팔면 팔수록 손해인 구조라 재배 농민들은 멀쩡한 애호박을 폐기하고 있다.

이에 우본 우체국전자상거래지원센터는 애호박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에 빠진 강원도 화천군 농민을 돕기 위해 오픈마켓 특가전을 진행한다. 이번 특가전에선 이런 위기에 놓인 농민들을 위해 애호박 8㎏(20개 내외) 1상자를 8900원에 판매한다. 지난 4일 옥션에서 시작된 특가전은 6일 G마켓, 7일 티몬, 8일 우체국쇼핑몰에서 진행된다. 이런 소식은 언론 보도와 인터넷 맘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게 됐다.

A사이트에 달린 고객 문의. [사진 옥션 캡처]

A사이트에 달린 고객 문의. [사진 옥션 캡처]

애호박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사이트에 접속하면 구매를 문의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뉴스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더운데 고생 많다"는 격려의 글부터 "천천히 보내주셔도 된다. 무리하지 말고 힘내셔라" 등과 같은 글들도 쏟아졌다.

A사이트에 달린 답변. [사진 옥션 캡처]

A사이트에 달린 답변. [사진 옥션 캡처]

주문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출하를 맞출 수 없어 현재 '주문 불가'인 쇼핑몰도 있었다. 우체국쇼핑 측은 댓글을 통해 "폭염 및 주문 폭주로 인해 당일 수확량에 한계가 있어 배송지연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 판매자는 "1박스든 100박스든 중요하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님의 깊은 관심"이라는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우본에 따르면 애호박 판매가 중 택배비·수수료를 제외한 6200원이 현지 농가로 전달된다. 이는 산지 폐기 시 상자당 농가보상가보다 2000원가량 많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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