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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어린이집 교사가 폭로한 아이 15명이 먹은 식단

중앙일보

입력

경기 오산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밝힌 15명 아동이 먹은 식단. [사진 보육교사 블로그·연합뉴스]

경기 오산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밝힌 15명 아동이 먹은 식단. [사진 보육교사 블로그·연합뉴스]

경기 오산의 한 어린이집 원감과 원장이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1일 경찰에 적발되면서 해당 어린이집의 보육교사가 처음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청원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해당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실급식 제공 및 아동학대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 글을 올렸다. 청원에는 2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해당 교사는 “국가 지원비와 부모들로부터 간식비를 받으면서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부족한 급식을 배식해왔다”며 자신이 찍어놓은 증거사진을 올려놓은 블로그 주소를 링크했다.

[사진 보육교사 블로그]

[사진 보육교사 블로그]

해당 교사에 따르면 유아 15명과 교사 1명이 먹을 급식으로 고등어구이 약 두 토막과 김치, 콩나물무침이 배식 됐다. 아이들은 빵 종류는 반 개씩 나눠 먹어야 했고, 고구마 작은 조각 하나를 간식으로 먹어야 하는 날도 있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9일에는 곰팡이가 핀 고구마가 나왔고, 이를 어린이집에 알렸으나 ‘갈변된 것’이라며 다음 날 오후 간식으로 재차 배식 되기도 했다.

[사진 보육교사 블로그]

[사진 보육교사 블로그]

이 교사는 또 청원글을 통해 자신이 1년 4개월 근무하는 동안 “원감은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유아들을 학대하거나 언어 폭행 등을 서슴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후 어린이집 측은 청원글을 올린 보육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해당 교사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1일 이 사건을 조사한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해당 어린이집 원감 A씨를 형사 입건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어린이집 원장도 입건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뢰한 끝에 A씨의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보육교사 업무방해 건은 불기소 의견(혐의없음)으로 검찰에 넘겼다. 부실한 급식이 제공된 것과 관련해서는 오산시가 조사를 마쳐 어린이집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원감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보강 조사를 거쳐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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