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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감 커지는 남·북 과학자 ‘백두산 화산’ 공동 연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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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남한과 북한의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백두산에 남북 공동연구센터를 세우자는 제안이 나왔다.

북한 11년 전 제안, 정치 변수로 무산 #KISTI “산 인근 과학기지 설립” 제안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기획본부장(통일과학기술연구협의회 회장)은 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일과학기술연구포럼에서 “남북협력 연구를 개별적으로 진행하기보다, 복합적인 연구를 추진할 수 있게 ‘기지’ 규모를 갖춘 센터를 만들자”며 ‘과학기지’ 조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번 포럼은 이상민·김진표·김태년·이종걸·안민석 의원 공동 주최로 열렸다. 최 본부장은 “백두산은 상징적인 의미도 크지만, 과학기술적 가치도 상당히 높다”고 말을 이었다.

백두산은 인근에 자철광과 티탄철광 등 광물자원이 밀집해 관련 연구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희토류 광물 및 마그네사이트에서 고순도의 화합물을 얻거나, 이를 이용해 융합소재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백두산에는 약 650종의 고산 식물자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각 식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식물 속 유용성분을 찾는 연구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도가 높고 밤하늘이 어두워 천문연구에 적합하며, 중국과 협력연구에 유리하다는 것도 백두산의 장점으로 꼽았다.

최 본부장은 화산 연구도 백두산 과학기지에서 진행할 주요연구 중 하나가 되리라 전망했다.

백두산 화산 폭발 시 동북아 전체에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북한이 이 분야 연구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2007년 이후 남한에 세 차례 걸쳐 공동연구를 제안했지만,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며 연구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그는 이날 백두산 과학기지 조성 사업의 구체적인 방안도 제안했다. 내년부터 2021년까지 조사를 진행해, 연면적 6800㎡ 정도의 부지를 정하고 2024년까지 과학기지 건설을 완료하자는 것이다. 또 연구원과 행정원을 합한 기지 인력은 총 100명으로 하되, 필요한 인력은 남북에서 50명씩 내는 게 좋겠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과학기술 협력의 거점이 마련되면, 협력의 가속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백두산 과학기지는 남북 협력의 상징이자,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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