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서 공격 신호였던 나팔·북소리 이젠 평화 메시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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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나팔과 북은 알렉산더 대제의 페르시아 전쟁에서 공격 신호를 맡았던 일종의'무기'였지요. 지금은 마칭쇼밴드가 특유의 대중 친화력을 바탕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화합과 친목을 다지고 있습니다."

로버트 에클런드(사진) 세계마칭쇼밴드연맹(WAMSB) 회장이 최근 서울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났다. 8월 12일 제주시 야구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평화를 위한 세계마칭밴드 메가 콘서트'홍보를 위해서다.

"전세계 22개국에서 온 52개 밴드(4000명)가 '세계 평화의 염원'이라는 곡을 초연합니다. 제주시가 제주 민요를 소재로 이탈리아 작곡가 카를로 피롤라에게 위촉한 작품이지요. 미국 팝가수 라이오넬 리치가 부른 '러브, 오 러브'도 세계 정상급 성악가와 1000명의 합창단이 함께 연주합니다. "

메가 콘서트는 8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10차 세계마칭쇼밴드 챔피언십 경연대회 개막식의 특별 프로그램이다. 올해 처음으로 중국 출신 밴드가 출연한다. 마칭쇼밴드 분야에선 미국.일본.네덜란드 등이 강국. 이어 아시아에서는 태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대회 참가팀도 태국 출신 밴드가 16개로 가장 많다. 태국왕 자신이 음악가여서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 마칭쇼밴드=연주는 물론 행진을 하면서 넓은 공간에서 펼치는 '관악의 꽃'. 음악과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대형을 만들면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미국 슈퍼보울의 하프 타임이나 월드컵 경기 식전 행사에 출연해 흥을 돋운다. 국내에서는 줄여서'마칭 밴드'라고 쓰고 있다.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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