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여성 취업문 여전히 좁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또다시 취업시험 시즌이 다가왔다. 89년 2월 대학졸업 예정자 및 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올해의 입사시험은 대기업 및 시중은행 채용시험이 집중되어 있는 11월 6일을 전후하여 실시된다.
그러나 아직도 폭발적인 여성들의 취업욕구에 비해 대졸여성을 위한 직장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올 하반기 취업전선에 나타난 새로운 흐름은 삼성·현대 및 상당수 은행들이 부문별 성별 및 전공학과 제한을 축소하거나 철폐한 점이다.

<기업>
해마다 일정수의 대졸출신 여직원을 별도 시험 등을 통해 채용하던 대기업인 현대와 삼성이 전공철폐와 함께 성별제한도 철폐했다.
이는 남녀고용 평등법에 입각한 노동부의 강력한 권고 등에 근거한 것인데 일단 남녀가 똑같이 공개경쟁시험을 치러 성적별로 합격자를 선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는 특별히 여직원 TO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은 1백 명 이상(87 년수준)으로 잡고있다.
삼성의 경우 전산·번역·자료조사·산업 및 의류 디자인·연구직(전자공학 등) 등에 주로 대졸여직원을 배치하고 있어 그 부문에 응모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는 것이 인사담당자들의 얘기다.
대우는 11월 6일 남성사원 모집이 끝난 후인 12월초 약 1백 50∼2백 명 규모로 여사원채용을 위한 별도의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공제한은 없으나 디자인·어문학계열이 유리하다고 한다.
럭키금성은 여직원 별도채용 기준 없이 남녀 동등하게 취업기회를 주고있는데 대체로 비서·전산·디자인·조사자료직에 여성들이 집중되어있다.
선경은 30명 규모의 여사원 채용시험을 12월중 별도로 실시한다. 대학에서 추천된 사람을 적성검사·영어와 실기테스트 등을 거쳐 선발, 관리·번역·연구·전산직에 주로 배치한다.

<은행>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남녀 구분 없이 대졸출신 중견행원을 11월 6일 필기시험 등을 거쳐 선발한다. 보통 법정·상경·어문·인문 사회계 출신자를 뽑고 최근에는 전산직을 별도로 뽑는 은행도 있다.
조흥은행의 경우 총 1백 명 모집에 예년 수준으로 10명 정도가 여성. 국민은행의 경우 2백 명 모집에 15∼20명이 여성이다. 각 시중은행이 80∼ 1백 50명 규모로 뽑았다.

<언론사>
중앙일보가 23일 언론사로는 최초로 88년 하반기 입사시험을 치르고 한국일보는 11월중 신입기자시험을 실시할 예정. KBS는 올림픽 전에 대규모 인원보충을 한 관계로 올해 중에는 시험이 없고 MBC는 이 달 말께 신입사원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광고기획>
언론사와 함께 최근 대졸여성들의 인기 있는 직장으로 부상한 광고기획사는 규모 있는 10여 개 회사 중 대부분이 대기업 산하로 그룹차원에서 사원을 뽑는다.
광고기획 등을 하는 이른바 AE직(Account Executive), 광고문안 작성 등을 하는 카피라이터, 그래픽 디자인 직에 여성진출이 많다.
제일기획은 11월 13일 공개경쟁시험을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할 예정. 전 직종 50명을 뽑을 예정인데 남녀 동등하게 경쟁한다.
나라기획은 11월중 신문방송학·상경계열·미술계열 전공자를 각 학교에 추천 의뢰해 면접·실기 등을 통해 모집한다. 10∼20명 규모.
서울광고기획은 11월 중순께 신입사원을 약간 명 모집할 예정. 87년은 추천면접이었으나 올해는 공개경쟁시험으로 바뀔 전망이다.

<박금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