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변화가 싫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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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변화가 싫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무회의 석상에서 혁신에 대한 소견을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대통령도 변화가 싫습니다. 취임했을 때 옛날 대통령의 위상대로 지금까지 왔다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언론도 봐주고 권력기관도 봐주고. 지금 그런 것이 다 무너졌습니다.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 백승권 서기관은 2일 청와대 홈페이지'대통령의 요즘생각' 코너를 통해 노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국정원도, 검찰도 불편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국민들의 삶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공무원이 혁신을 하는 것은 이렇게 가치 있는 일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노대통령은 또"변화가 불편하지만 이를 감수하면 국민의 지위가 향상된다"며 "소득의 양극화가 커지고 있지만 국민이 대우받는 측면에선 양극화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백서기관이 올린 글 전문.

"대통령도 변화가 싫습니다"

혁신에 대한 대통령의 요즘생각

"혁신이 자발적으로, 상향식으로 이뤄지면 좋겠지만 그것이 문화와 습관이 되기 위해선 불가피하게 인위적 수단이 필요합니다. 불편하다고, 일부 부작용이 있다고 혁신에서 빠지려고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5월2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 대통령은 이날 행정자치부가 'UN 공공행정기관 혁신특별상(Special Public Service Award in Innovation)'을 수상하게 됐다는 이용섭 장관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혁신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털어놨다.

"대통령도 변화가 싫습니다. 취임했을 때 옛날 대통령의 위상대로 지금까지 왔다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 언론도 봐주고 권력기관도 봐주고. 지금 그런 것이 다 무너졌습니다.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국정원도, 검찰도 불편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국민들의 삶을 바꾸자는 것입니다. 공무원이 혁신을 하는 것은 이렇게 가치 있는 일입니다."

대통령은 과거 판사 재직 시절의 일화도 소개했다. 옛날엔 판사들이 직원들을 통해 민원인들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사라졌다. 관례가 사라지고 나니까 판사와 직원의 관계가 원칙적으로 바뀌고 그러다 보니 판사와 직원 사이가 불편한 관계가 됐다. 그러나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일, 옳은 길 아닌가.

"이 변화 속에서 누군들 불편하지 않겠습니까. 이를 감수하면 국민들의 지위가 향상되고 공정성이 고르게 보편적으로 높아집니다. 소득의 양극화는 커지고 있지만 국민이 대우받고 있는 측면에선 양극화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불편하지만 참아야 좋아집니다."

대통령은 행자부의 수상을 축하하면서 우리나라의 혁신 프로그램을 국제사회에 보급해 많은 나라가 함께 쓸 수 있도록 "인심을 쓰자"라고 덕담을 건넸다. 'UN 공공행정상'은 2000년 7월 UN 경제사회이사회(Economic and Social Council)의 결의에 의해 만들어진 권위 있는 상으로서 6월23일 시상식이 예정돼 있다.

대통령은 일부 언론의 '공무원 혁신 스트레스' 기사를 언급하며 참여정부의 혁신에 대해 언론들이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을 내렸으면 좋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국정홍보비서관 백승권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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