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구 "한번만 더 연기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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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2월 방어 전 준비 안 돼>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장정구 (25)는 13일 소속사인 극동 프로모션의 전호연 회장을 만나 권투 계 주변에 확대되고있는 자신의 은퇴 여부에 관해 "사적인 자리에서 불면의 고통을 얘기한 것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고 해명하고 WBC 측에 오는 12월로 예정된 타이틀 매치를 다시 한번 연기토록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전 회장과 장은 WBC 「술레이만」 회장을 만나 장의 건강상태를 설명, 연기를 요청할 예정이나 거부될 경우 타이틀을 반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임현호 트레이너가 전했다.
한편 전 회장에 따르면 장은 그동안 WBC 지명 도전자인 「이시드로·페레스」와의 대전을 수 차례 연기함으로써 WBC로부터 타이틀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렸다.
전 회장은 장의 연습재개를 종용했으나 오는 12월로 계획된 방어전을 치를 준비가 돼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
이에 따라 전 회장은 극동 소속인 강순중 (WBA 동급 4위) 을 랭킹 3위로 올려 챔피언 결정 4강 전에 출전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장은 올 들어 전 회장과 대전료 문제로 갈등을 겪는 가운데 수면제와 신경안정제 등을 과용해왔으며 수면부족으로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있다.

<11월 1방 치른 뒤 고려>
WBA 밴텀급 챔피언 문성길이 내년 중반쯤 WBC 밴텀급 챔피언 「미구엘·로라」 (콜롬비아) 와 밴텀급 통합타이틀을 벌여 통합타이틀 석권을 노린다.
지난 8월 태국의 「카오코·갤럭시」로부터 타이틀을 빼앗은 문은 오는 11월27일 파나마의 「몬세라트」와 1차 지명 방어전을 치른 뒤 「로라」 측과의 협상 여부에 따라 통합타이틀전을 벌일 예정이다.
한편 문의 1차 방어전 상대인 「몬세라트」는 지난 9일 최창호를 KO로 누인 바 있는 태국의 쌍둥이 복서 「카오사이·갤럭시」에게 도전한바 있으나 KO패 했었다.
88 프로모션의 김기윤 사장은 문과 「로라」의 통합타이틀전에 대해 두 선수 모두가 강타자여서 승부를 예측할 수는 없으나 권투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로라」 측과의 협상이 끝나는 대로 대전 시기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의원 16명이 불신임>
한국권투위원회 (KBC) 집행부가 경선으로 구성된 지 넉 달도 못 돼 대의원들로부터 불신임안 총회 상정을 요구받는 등 내분에 빠져있다.
총 27명의 대의원 가운데 16명의 대의원이 연서로 제출한 회장단 불신임안에 따르면 대의원들은 ▲ 취임 후 2천만 원씩 기금을 내겠다고 한 현 회장단이 공약을 이행하고 ▲ 회장이 임명해 놓은 현 사무총장 (조익성씨) 에 대한 총회의 인준을 받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KBC는 오는 11월9일 임시 총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회장단 (이익정 회장과 이안사노 부회장) 내부 갈등으로 시작된 KBC의 분규는 일단 진정되는 기미를 보여왔으나 사무총장의 인준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재연된 것인데 이러한 내분의 핵심은 비경기인과 경기인들 간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것이 중론.

<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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