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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야, 수건 갖다줘”…호텔에 데뷔한 KT '인공지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일 서울 동대문 인근에 있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 객실에서 모델들이 기가지니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KT]

18일 서울 동대문 인근에 있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 객실에서 모델들이 기가지니 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KT]

“지니, 턴 온 더 티브이(Turn on the TV).”
18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에 있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 앤드 레지던스. 투숙객이 태블릿PC 크기의 인공지능(AI) 단말기 ‘기가지니’에게 영어로 TV를 켜달라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곧바로 벽걸이 TV의 전원이 들어왔다. “지니, 고 투 제이티비씨(Go to JTBC)” “지니, 고 투 씨엔엔(Go to CNN)”이라고 말하면 채널이 바뀌었다.

노보텔 동대문서 국내 첫 ‘AI 호텔 서비스’ #음성·터치로 1000가지 기능…외국어도 인식 #“2022년까지 서울에 4개 ICT 호텔 오픈”

KT와 KT에스테이트는 이날 노보텔 동대문에서 국내 최초로 ‘AI 호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호텔이 운영 중인 객실·레지던스 523실 중 200실에서 목소리와 터치만으로 주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고객 반응을 지켜보면서 AI 서비스가 가능한 객실을 확대할 방침이다.

AI 호텔 서비스는 쉽고 빠르다. 가령 AI 스피커에 “수건 갖다 달라”고 요청하면 곧바로 안내데스크에 전달되고, “잘게”라고 하면 방안의 모든 전원이 꺼지는 식이다. 김채희 KT AI사업단장(상무)은 “조명·실내온도 조절, 객실 비품 신청, 음악 감상 등 1000여 개 기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으로 룸서비스·미니바 이용, 비용결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에 KT가 선보인 AI 호텔 서비스는 특히 외국인 투숙객에게 솔깃할 만한 정보가 많다.

먼저 외국어를 알아듣는 게 특징이다. KT는 호텔 AI 서비스에 국내 처음으로 외국어 인식 기능을 도입했다. 현재는 영어 음성 인식률이 85~90% 수준인데 향후 95%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김 상무는 “11월 중으로 중국어·일본어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에겐 인천공항이나 호텔에서 ‘지니폰’을 제공한다. 지니폰에는 통화와 데이터 사용·교통카드·객실제어·부가세 환급·맛집 안내 같은 쏠쏠한 기능이 담겨 있다. KT 측은 “24시간 내내 호텔 주변의 맛집·축제 정보를 제공해 지역상권 활성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보텔 동대문은 1965년 지어진 KT 전화국 터에 지어졌다. 지난 3일 세계적 호텔 체인인 아코르호텔스와 손잡고 호텔로 개관한 것인데, KT가 정보통신기술(ICT)로 ‘새 옷’을 입혔다. KT와 KT에스테이트는 2022년까지 강남구 신사동 하얏트 안다즈, 송파 신천동 소피텔 아코르, 중구 명동 르메르디앙 메리어트 등 서울에 3개 호텔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객실이 2000여 개가 돼 국내 5위권 호텔 기업이 된다. KT에스테이트는 KT그룹 내에서 부동산 개발·운용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5553억원, 영업이익 877억원을 기록했다.

최일성 KT에스테이트 사장은 “KT그룹이 보유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신개념 호텔 공간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서울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혁신적인 편의성과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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