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트럼프가 한국 좌파 정부 도울 줄 상상도 못 했다”

중앙일보

입력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거친 발언으로 ‘홍 트럼프’라는 별명을 얻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유됐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15일(현지시각) 최근 서울 잠실의 한 식당에서 가진 홍 전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아직도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좌파 정부를 도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홍 전 대표는 또 “트럼프는 외교를 사업상의 거래쯤으로 보는 사람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WP는 이에 대해 “한국 보수주의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어조, 군사력 강조, 진보 정치에 대한 경멸 등은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우파를 지배해온 생각들과 딱 맞아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보수 세력의 협력자처럼 보였으나 취임 1년 반이 지나고 보니 사실은 재앙(disaster)이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정치적 우파는 북한에 대한 깊은 적개심과 미국과의 군사동맹에 대한 무한 지지에 정책 뿌리를 둬왔는데, 정작 현재의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칭찬할 뿐 아니라 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공공연히 언급하는 상황을 맞아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홍 전 대표 같은 구세대 보수주의자들은 이에 적응하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며 홍 전 대표가 미국에서 수개월간 머물며 북한 문제를 연구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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