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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쇼크’에 당·청 지지율 동반 하락…文 5개월만에 60%대

중앙일보

입력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밤 싱가포르의 상징이 된 마리나 베이 샌즈 전망대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밤 싱가포르의 상징이 된 마리나 베이 샌즈 전망대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경제위기 논란이 심화되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저항이 커지고 있는 여론이 반영됐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조사해 1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에 비해 2%포인트 하락한 69%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이 60%대로 떨어진 건 2월 마지막주(64%) 이후 5개월여만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뒤 4주 연속 하락이기도 하다.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상승한 21%로 4월 셋째주 이후 3개월만의 최고치다. 부정 평가도 지방선거 이후 4주 연이어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한국갤럽]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한국갤럽]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경제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45%로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인상’은 6%였다. 경제 문제 때문에 불만을 표출한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폭은 5개월 연속 10만 명대 이하에 머물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겪는 일이다. 실업자 숫자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고용 쇼크’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왔다.

이러한 여파는 민주당에도 영향을 끼쳤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2%포인트 떨어진 49%였다. 민주당 지지율이 50% 아래로 내려간 건 4월 첫째주(49%) 이후 3개월만이다. 반면 정의당은 2012년 10월 창당 이래 최고치인 10%를 기록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영표 원내대표. [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영표 원내대표. [뉴스1]

한국갤럽은 “여당인 민주당이 최저임금, 국회 특활비, 차별금지법, 낙태죄, 난민 문제 등 최근 현안에 당정과 여야의 절충안을 모색하거나 입장 표명에 신중을 기하는 반면 정의당은 선명한 주장을 펼치며 때론 여당을 비판하는 등 진보 야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경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집권 1년 차에 위기의 북핵 문제를 성공적으로 관리해 한반도를 평화의 궤도에 올려놓았다면, 이제는 민생과 경제에 전력투구해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고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을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오래된 노동 현안들을 해결함에 있어서도 보다 섬세하고 정밀한 정책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전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고용 부진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3주 연속 동일한 10%를 기록했다. 112석을 가진 제1야당이지만 지방선거 참패 이후 수습책을 놓고 내홍을 겪으면서 6석을 가진 정의당과 같은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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