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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씨는 스마트한 여성인가? 일 못하는 여성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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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과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오른쪽). 김씨를 지원하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안 전 지사측 증인들이 안 전 지사에 도움이 되기 위한 자의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상조 기자, JTBC뉴스룸 화면 캡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과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오른쪽). 김씨를 지원하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안 전 지사측 증인들이 안 전 지사에 도움이 되기 위한 자의적이고 왜곡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상조 기자, JTBC뉴스룸 화면 캡처]

'안희정 성폭력 사건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측 증인들의 법정 증언에 대해 "피고 측 주장에 도움이 되기 위한 자의적이고 왜곡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지사를 고소한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를 지원하는 대책위는 12일 오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고 "유력 정치인의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해 나선 피해자가 겪어야 하는 '가상의 스토리'가 도를 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책위는 피고 측 증인들의 법정 증언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대책위는 "증인신문에서 보면, 피해자(김씨)가 스마트하고 주체적인 여성이라는 주장, 업무 능력이 뛰어났고 대인관계가 좋았다는 증언과 일을 못 하고 대인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평가는 상호 충돌하고 있다. 피해자는 과연 어떤 사람이라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업무평가는 직장 내 성폭력 사안에서 전형적으로 일어나는 가해자 비호용 증언이다"라며 "성폭력을 신고한 경우 이러한 왜곡 증언이 근거로 채택돼 도리어 피해자를 징계하거나 업무배제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증인은 평소 김씨에 대한 인식 관련 증언에서 '피해자다움'이라는 편견을 강화해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증인 중 한 명은 '성폭력 피해자라면 늘 우울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평소 피해자에 대한 인식도 증언했다"며 "평소 업무에서 우울하지 않아 보였다면, 자신감 있게 업무를 수행했다면, 인기가 많아보이는 느낌이 있었다면 피해자일 수 없다는 주장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피고측 증언은) '피해자다움'이라는 편견을 강화하며 그 기준에서 비껴간 인상 비평을 나열하고 편집하면서 가해자 측은 피해자에 대한 가상의 이미지를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일관되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거부 의사를 밝혔음을 진술했다"며 "그럼에도 '합의된 관계'였음을 주장한다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피고측은) 피해자에 대한 평판과 인사비평으로 우회한하고 있다"고 문제삼았다.

대책위는 지금까지 나온 피고측 증인들의 증언은 자의적이고, 왜곡됐다고 평가하며 "이것은 명백한 2차 가해이며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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