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씻은 만년 2위 설움|육상 히로인 조이너가 두 여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국 여자육상의 간판격인 「플로런스·그리피스·조이너」와 「재키·조이너·커시」가 잠실벌에서 위대한 탄생으로 거듭났다.
시누이와 올케사이인 이들 두 슈퍼우먼은 마치 경쟁이라고 하듯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나란히 2개의 금메달을 획득, 서울올림픽의 최고 히로인으로 부상했다.
여자 육상에서 2관왕에 오른 사실만으로도 역대 올림픽사상 보기 드문 획기적인 것이지만 이들 두 스타플레이어갸 수립한 세계최고기록은 상상을 뛰어넘는 초인간적인 것이어서 더욱 더 값지고 의미 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사한 몸매와 뛰어난 미적 감각을 보유, 팬들의 눈길과 사랑을 한몸에 끌어안았던 그리피스는 여자 1백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한데 이어 2백m에서는 예선에서 올림픽 신기록, 준결승에서 세계신기록, 결승서 또다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는 발군의 기량을 과시, 세계 육상 팬들을 경악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미국대표선발전 1백m에서 세계최고기록(10초76)을 단숨에 0초27이나 경신하는 경이적 세계신기록을 수립, 세계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녀가 불과 두달만인 올림픽에서는 2백m 세계최고기록(21초71)을 두번에 걸쳐 무려 0초37 단축하는 기적을 낳아 「서울신화」를 창출해냈다.
지난해까지 만년 2위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그리피스는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1백m와 2백m에서 경이적인 세계신기록 수립과 함께 여자스프린터로서는 세계 제1인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같은 행운은 재키·조이너·커시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84년 LA올림픽 여자7종경기에서 은메달에 만족했던 커시는 두달 전 대표 선발전에서 7천2백15점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한데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는 또다시 7천2백m점을 마크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커시는 특히 동독의 마녀 드렉슬러를 비롯,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인 소련의 「크리스티아코바」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대거 출전한 멀리뛰기에서도 7m40㎝의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며 1위를 차지, 명실공히 천하무적임을 입증해 보였다.
서울올림픽과 잠실메인스타디움이야 말로 이들에게는 제2의 인생을 개척해준, , 마음의 고향으로 기억될게 틀림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