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자농구 감독「케이·요우」씨|유방암 딛고 올림픽 2연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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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년에 유방암진단을 받았을 때는 서울올림픽에 출전하지도 못할 줄 알았다.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암이라는 병마와 싸워가며 오로지 불타는 집념으로 올림픽2연패를 이룩한 미국여자농구팀의「케이·요우」 감독(46).
지난 84년 LA올림픽 미국대표팀 코치로 출전, 우승한바있는 「요우」 감독은 그녀의 마지막 무대인 서울올림픽을 다시 금메달로 장식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승소감을 묻자 끝내 울음을 터뜨려 보도진을 숙연케 했다.
「요우」 감독이 오른쪽 가슴에 암세포가 자라고있다는 유방암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해8월. 한창 서울올림픽에 출전할 대표팀 지도에 여념이 없던 그녀에게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지만 곧 이 같은 사실을 선수와 주위사람들에게 알리고 유방암절제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암세포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이후계속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받는 등 명마와 싸우면서 『제발 서울 올림픽까지만 이라도 살아서 미국여자 팀이 금메달을 거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선수지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서울올림픽대비훈련은 미 언론에서도 「근래 보기 드문 혹독한 훈련」이라고 평할 만큼 힘든 것이었으나 선수들은 「요우」감독의 마음을 이해하고 별다른 불평 없이 잘 따라주었다.
이날 시상식을 마친 선수들은 선수대기실에서「요우」 감독을 얼싸안고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해 함께 눈물을 흘렸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태어난 그녀는 깁슨빌 고교에서 선수생활을 거쳐 이스트캐롤라이나 대학에서 체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 파 지도자.
그녀는 선수생활을 마친 후에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등에서 18년 간 대학코치생활을 해왔으며 지금까지 3백47승 1백25패의 전적을 기록 (승률 73.7%) 미국 농구코치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올렸다.
지난 83년부터 미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요우」감독은· 현재 라인버거 암 연구소의 명예소장으로 암 퇴치에도 앞장서고 있고 그동안 미국여성스포츠지도자에게 수여하는 「패스트·브레이크」 상을 두 차례 수상한바있다.
미국 팀의 슈퍼 「신디아·브라운」은 이날 우승소감으로 『그동안 훈련이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지나온 고통과 눈물은 다소 중히 기억될 것이고 이모든 것에 대해 「요우」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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