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근 탈락에 관중들〃허탈〃-관중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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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78kg급 유도경기가 열린 28일 장충 체육관을 가득 메운 7천여 관중들은 올림픽 2연패를 기대했던 안병근이 예상외의 졸전 끝에 2회전에서 패하자 허탈한 표정.
관중들은 태극기를 흔들며「안병근」을 외쳤으며 안 선수의 모교인 유도대학생들은 큰 종이에「대한의 아들, 조국은 너를 믿는다」라고 써들고 흔들며 열렬히 응원했으나 안 선수가2회전에서 공격다운 공격을 한번도 하지 못하고 패하자 총총히 경기장을 빠져나가기도.
이날 안 선수는 1회전에서도 15초만에 벨기에 선수에게 한판에 가까운 절반을 뺏겨 불안한 출발을 한끝에 결국 2회전에서 탈락.
28일 복싱 준준결승전이 열린 잠실 학생체육관에는 페더급에 출전한 이재혁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이선수 아버지 이문환씨(56)의 직장동료 21명이 경북 안동에서 단체로 상경, 길이 6m의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열띤 응원을 벌여 눈길.
이들은 모두 이씨가 다니는 안동 엽연초 생산조합 직원들로 이날 아침 전세버스까지 대절해왔는데 정작 이 선수의 부모는『차마 경기를 못 보겠다』며 절로 불공을 들이러 갔다고 전언.
28일 오전 상무체육관 레슬링 경기장에는 한복 차림의 부녀자들을 포함한 20여명의 관중들이 붉은색 바탕에 노란색 별이 그려진 베트남 기를 들고「느구옌·킴·후옹」선수를 열렬히 응원.
서울 신광교회 신도들인 이들은 이날 기독교 복음선교회의 결정에 따라 베트남 선수를 응원하러 왔었는데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느구옌」선수가 인니 선수에게 테크니컬 폴로 패하자 몹시 아쉬운 표정들.
28일 오전 진행된 한국의 김태우 선수와 소련의「카다르체프·마하르백」선수의 레슬링 자유형 90kg급 4차 전 경기를 지켜보던 2천여 명의 관중들은 2회전 시작 54초만에 폴승을 거둔「카다르체프」선수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등 성숙된 관전태도.
관중들은 이날 김선수가 1회전에서 9점을 빼앗기고 폴 자세에서 간신히 벗어나는 등 고전할 때마다 김선수를 열렬히 응원했는데 막상 김선수가 폴로 패하자 매트 위에서 승리를 기뻐하는「카다르체프」선수에게도 축하의 박수.
28일 복싱 라이트미들급 준준결승전에서 한국의 박시헌 선수와 맞붙었던 이탈리아의「번센조·하디엘로」선수는 경기직후 3-2 판정으로 지자『억울하다』며 링사이드 줄을 발로 걷어차며 인사 없이 곧바로 퇴장한 뒤 라커룸에서 10여분 동안 대성통곡을 했다는 후문.
심판이 우리선수의 손을 치켜드는 순간 관중석에서도 상당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는데 5명의 심판 중 이탈리아 선수의 우세를 선언한 2명은 각각 60-57, 60-58로 2∼3점 차였던 반면 우리선수 우세로 판정한 심판은 1명이 59-58로 1점 차를 주었고 다른 2명은 59-59 동점에서 우세를 선언해 판정에 고심(?) 한 흔적. 일부 관중들은『변정일 선수 사건 후 심판들이 거꾸로 편파판정을 하는 것 아니냐』며 혀를 차기도.
올림픽 폐막 일이 가까워 오면서 28일 이후 하루평균 7백∼8백명의 임원·선수단이 김포공항을 빠져나가는 대신 세계 장애자 올림픽조직위원장「옌스·브로만·옌센」박사 등 장애자 올림픽 관계자들이 속속 입국, 김포공항 영접본부는 또한 차례의 손님맞이로 부산한 모습 오는 30일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열리는 휠체어 트랙 시범경기 등을 참관키 위해 28일 오후 부인「크리스틴·한센」씨 및 장애자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들과 함께 입국한「옌셴」 위원장은『올림픽이 열리는 나라에서 장애자 올림픽을 갖게되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
「옌셴」위원장은 또『서울 장애자 올림픽은 소련·중국 등이 처음 참가해 그 의의가 더욱 크다』고 밝히고『규모 면에서도 65개국에서 3천여 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사상 최대의 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옌센」위원장은 10세 때 사고로 실명했으나 대학까지 졸업, 코펜하겐의 경영자문.
탁구 본선경기가 시작된 28일 아침 서울대 체육관에는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서울 장애자올림픽에 출전할 한국 탁구팀이 단체관람을 나와 눈길.
휠체어를 탄 선수 20여명과 이영민군(20)등 지체 부자유 선수 36명은 이희태 감독 인솔로 경기장에 나와 한국 선수들의 경기모습을 지켜보며『지난번 장애자 올림픽 당시 탁구종목 30개 금메달 중 하나도 건지지 못했지만 이번엔 적어도 2개는 따겠다』고 다짐.
한국전기 통신공사 전북 지사는 지난달 23일부터 88서울 올림픽 참가 도내출신 선수들에게 격려전보 보내기 운동을 전개, 현재 1만2천6백 통을 접수.
도내출신 선수들의 격려와 축하를 위한 이「챔피언 전보」는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겨준 역도52kg급 전병관군 (19) 등 선수 46명에게 전달됐다.
「챔피언 전보」보내기 운동은 각급 학교에서 적극호응, 선수를 출전시킨 곳은 범시민운동으로 확대돼 좋은 반응. 특히 권투의 김광선 선수의 군산시 선양동 905 집에는 격려전보가 쇄도.
28일 오후 요트경기 폐회식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경기가 모두 끝난 부산은 이날 저녁 무렵부터 차분한 가운데 행정관서와 시민·상가 등이 모두 들뜬 분위기에서 제 모습으로 돌아간 모습.
요트 경기장과 선수촌이 위치한 해운대 지역은 곳곳에 설치됐던 바리케이트가 상당수 철거돼 시민들의 동백섬·미포횟집촌 등 관광명소 출입이 자유로와 졌고 1천여 명이 넘게 배치됐던 경찰관들도 대부분 민생치안으로 복귀해 요트경기장 입구와 선수촌 주변에만 일부가 남아 계속 근무중.
또 그 동안 올림픽 지원업무 등에 매달려 정상업무에 많은 공백을 초래했던 부산시와 일선구청도 직원들이 대부분 소속 부서로 복귀해 그 동안 밀린 민원업무처리에 분주한 모습들.
부산시는 15일부터 일까지 시내에서 축구 및 요트경기가 열리는 동안 시내 1백8개 택시회사별로 중형택시 1대씩을 매일 차출해 올림픽 자원봉사대를 편성, 선수촌 경기장 주변·김해공항·부산역 등에 대기 외국선수임원들과 관광객들의 교통편의를 제공토록 했으나 외국인들의 이용실적은 저조.
부산시 택시운송사업조합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총 1천2백96대의 올림픽 자원봉사대 택시가 동원된 외국인들의 이용실적은 1천80회 2천55명으로 12일 동안 한번도 외국인 승객을 태우지 못한 택시도 있다는 것.
이는 운전기사들과 언어소통이 어렵고 각 업체에서 동원된 고급 승용차들이 무료로 선수와 임원들을 수송했기 때문.
광주시는 서울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광주출신 선수들에 대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치를 예정. 환영 대상자는 레슬링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김성문 선수를 포함, 핸드볼과 여자하키에서 맹활약한 선수 등 모두 6명.
유동적인 중앙의 축하행사 일정 때문에 환영 날짜를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환영 식을 가진 뒤 시가행진을 하며 선수들에게는 금일봉 등 각계에서 보내온 푸짐한 선물이 전달될 예정.
한편 은메달을 획득한 김군의 집에서는 3백가구 주민들을 초청, 막걸리 파티를 열기로 하고 이미 1백근이 넘는 돼지 3마리를 주문해 놓았다고.
영국 국적 관광여객선 코랄 프린세스호 (9천7백66t·선장「그로비스·드들리랄프」·49) 가 일본 관광객 2백36명을 싣고 28일 오후4시 인천항에 입항.
남자 1백2명, 여자 1백33명인 관광객들은 일본 브라더미싱 직원들로서 이날 한일관광 버스 편으로 상경, 서울시내와 북악 스카이웨이 등지를 관광 후 밤늦게 귀선.
관광객들은 29일 다시 상경, 경복궁·백화점을 관광한 뒤 잠실 메인 스타디움에서 올림픽육상경기를 관전하고 30일엔 용인 민속촌을 관광한 다음 이날 오후5시 일본 고베항으로 출항할 예정.
코랄 프린세스호의 인천입항은 올림픽 개막이래 일본국적 뉴 유토피아호의 2회 입항, 닛폰 마루호의 입항에 이어 네 번째로 총 관광객은 1천2백24명.
탁구에 출전한 현정화·양영자·유남규·안재형 선수가 각각 좋은 성적을 내자 이들의 집에서는 가족들이『금메달을 따도록 해달라』며 간절히 기도.
현 선수의 어머니 김밀순(48)는『탁구 선수였던 정화의 아버지가 못 이룬 꿈을 꼭 이루게 해달라』며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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