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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내셔널]법주사는 문화재 보물창고…세계유산 등재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입력

신라~조선까지 불교문화 집대성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에 있는 법주사.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에 있는 법주사.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4일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법주사. 900여 m의 소나무 숲길을 지나자 33m 높이의 금동미륵대불이 사찰 한 가운데 우뚝 솟아있었다. 6m나 되는 큼직한 바위에 부처가 앉아있는 모습을 새긴 마애여래의상(보물 제216호) 앞에서 한 신자가 기도를 드렸다. 절을 지키는 사천왕상을 모신 문 뒤로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목조탑인 팔상전(국보 55호)과 사자 2마리가 석등을 받치고 있는 모양의 쌍사자석등(국보 5호)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서 있었다.

국내 유일 목조탑 '팔상전' 등 국보 3점, 보물 13점 사찰 곳곳에 #법주사·마곡사 등 국내 산지 종합승원 7곳 세계유산 등재

국내 최대 규모의 대웅보전(보물 제915호), 향로를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의 희견보살상(보물 제1417호)도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 이영준(65)씨는 “5층 높이의 팔상전을 만든 선조들의 건축기술에 감탄했다”며 “못을 쓰지않고 나무로만 껴 맞추어 지었음에도 기초석과 나무 기둥, 문이 뒤틀리지 않고 수백년 동안 보존 됐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목조탑인 팔상전. 프리랜서 김성태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목조탑인 팔상전. 프리랜서 김성태

암벽에 부처를 새긴 마애여래의상(보물 제216호). 지금은 많은 신자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를 한다. 프리랜서 김성태

암벽에 부처를 새긴 마애여래의상(보물 제216호). 지금은 많은 신자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를 한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법주사는 ‘문화재 보물창고’로 불린다. 팔상전을 비롯한 국보 3점과 보물 13점, 충북도 지정 문화재 20점 등이 보호·관리되고 있다. 충남 공주 마곡사와 함께 충청권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이들 사찰은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달 30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보은 법주사와 공주 마곡사,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한국의 산사(山寺) 7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 문화재청과 종단 등이 추진위원회를 구성, 천년 넘게 불교문화를 계승한 종합승원 7곳을 묶어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를 추진한 결과다.

국보 5호인 쌍사자석등. 신라 성덕왕 19년(720년)에 조성됐으며 사자 2마리가 마주 서서 양련석을 받들고 있는 형태다. 프리랜서 김성태

국보 5호인 쌍사자석등. 신라 성덕왕 19년(720년)에 조성됐으며 사자 2마리가 마주 서서 양련석을 받들고 있는 형태다. 프리랜서 김성태

희견보살상(보물 제1417호). 부처에게 향불을 공양하고 있는 희견보살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프리랜서 김성태

희견보살상(보물 제1417호). 부처에게 향불을 공양하고 있는 희견보살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계유산 등재로 외국 관광객 증가 기대 

법주사는 553년(신라 진흥왕 14년) 의신조사가 창건하고 760년께 진표율사와 그의 제자인 영심스님에 의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주사라는 이름은 ‘부처님의 법(法)이 머무는(住) 절’이란 뜻이다. 의신조사가 천축(인도)에서 돌아올 때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와서 속리산 법주사 자리에 머물렀다는 설화에서 붙은 이름이다. 고려와 조선 왕실의 후원을 받으며 한 때 60여 동의 건물과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이었다. 임진왜란을 겪으며 대부분 불 타 없어졌다가 벽암스님(1575~1660년) 이후 복원·중창 과정을 거쳤다.

법주사는 국내 사찰 중 불교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사찰을 이루고 있는 목조 건물과 부속 시설 등이 국보·보물로 지정돼 있고, 담장 안 경내 전체는 사적 제503호로 지정돼 있다. 사찰이 속리산 자락에 안긴 듯한 경관은 명승 61호로 보호받고 있다.

법주사 대웅보전. 프리랜서 김성태

법주사 대웅보전. 프리랜서 김성태

높이 33m 법주사 금동미륵대불 앞에서 한 신도가 기도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높이 33m 법주사 금동미륵대불 앞에서 한 신도가 기도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법주사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팔상전은 부처의 일생을 여덟 폭의 그림으로 묘사한 팔상도가 중앙에 배치돼 있다. 정방형 모양의 사모지붕이 겹겹이 쌓인 형태다. 팔상전에 오르는 중앙계단은 6개로 구성됐다. 김헌수(75) 문화관광해설사는 “팔상전을 비롯해 부처님을 모신 대웅보전을 오르는 계단도 6개로 쌓았는데, 이는 대승불교의 여섯가지 수행덕목인 육바라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시대 석조예술품 중 걸작으로 꼽히는 쌍사자석등은 ‘불을 밝혀서 모든 중생을 구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석등을 보호하는 정자의 천장에 우물 정(井)자가 써있다. 화재로부터 사찰을 보호하려는 취지라고 한다.신동섭 법주사 종무실장은 “사찰 안에 우리나라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목조건축과 서적, 조각 등이 산재해 있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문화재 원형을 잘 보존하고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외국어 서비스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법주사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정이품송. 프리랜서 김성태

법주사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정이품송.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공주 마곡사 전경. [중앙포토]

충남 공주 마곡사 전경. [중앙포토]

보은=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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