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폐막 뒤 김지은 증언 들은 안희정 “판단에 따르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피해자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의 증언을 눈앞에서 지켜본 뒤에도 말을 아꼈다.

6일 오후 12시 45분쯤 김씨의 증인신문이 진행된 오전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선 안 전 지사는 ‘김지은씨의 증언을 들었을 텐데 심경이 어떤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부의 입장은 모든 재판 사항을 법정에서만 다루자는 것”이라며 “저도 그 판단을 따르겠다”고만 말했다.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피감독자 간음ㆍ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ㆍ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2회 공판기일을 심리하고 있다.

지난 2일 첫 재판을 방청했던 김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안 전 지사의 눈길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둘 사이에 차폐막을 설치했다. 법원은 안 전 지사 주변에 뒤로 물려 둥근 차폐막을 설치해 시야를 완전히 차단했다.

이날 오후 2시 재개하는 오후 재판에서는 검찰 측 증인신문을 마저 끝낸 뒤 안 전 지사의 변호인단이 김씨를 신문하는 반대신문이 진행된다.

안 전 지사 측은 ▶강제추행은 없었으며 ▶성관계는 합의 아래 이뤄졌고 ▶위력은 존재하지도 행사되지도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안 전 지사 측은 김씨 증언의 논리를 파고들어 진술의 일관성을 깨뜨리고, 적어도 성관계에서만큼은 연인관계였음을 입증하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3차 공판기일은 9일 오전 10시 열리며, 검찰 측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구모씨와 정모씨 등 증인 2명에 대한 재판은 공개되며, 이후 3시부터 이어지는 재판은 비공개로 전환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날 2회 공판기일을 비롯해 총 7회의 집중심리를 거쳐 8월 전에 1심 선고를 내릴 방침이다. 안 전 지사의 피고인 신문은 16일 예정됐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제2회 공판에서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제2회 공판에서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