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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13m 고래 뼈 보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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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전경.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전경.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관광에 나선 이들이 정말 제주도를 알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이 정답에 가깝다. 이름 그대로 제주도의 민속문화와 자연환경을 잘 모아 보여준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올해 들어 국내 공립박물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누적관람객 33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984년 5월 24일 제주시 일도2동 삼성로에 문을 열어 개관한 지 34년이 됐다. 당시 유명한 건축가인 김홍식 명지대 교수가 박물관을 설계해 시선을 끌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뢰비의 4.5m 산갈치 표본에 모인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뢰비의 4.5m 산갈치 표본에 모인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로비에 들어서면 길이 4.5m의 산갈치 표본이 눈에 띈다. 이 산갈치는 1990년 5월 12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앞에서 잡혔다. 옆 나라 일본의 ‘큰 지진이 일어날 때 산갈치가 수면위로 올라온다’는 이야기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유명세를 탄 희귀종이다. 산갈치 표본 옆으로 제주의 용암동굴 모양으로 꾸민 공간이 이어지고 전시품들이 줄줄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개관 34년만에 누적 관람객 3300만명 #제주도 특유의 자연과 문화 속살 가득 #제주도 관련 자료 4만1000여 점 소장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전시실 입구.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전시실 입구.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서른살이 넘은 이 박물관은 그 기간 만큼이나 방대한 자료를 축적했다. 박물관의 소장 자료는 고고미술품·옷·무기·공예품·동식물·신앙의례 자료 등 4만1183점에 이른다. 이중 4400여 점은 기증 받은 것이다. 하지만 방대한 자료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어 역사·자연·인문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3768점이 전시돼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박물관은 제주상징관, 자연사전시실, 제1·제2민속전시실, 해양종합전시실, 야외전시장, 제주체험관,특별전시실로 나뉜다. 한 바퀴를 도는데 대략 1시간이 필요하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주의 전통어선 '테우'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주의 전통어선 '테우'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관람 순서상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제주상징관에서는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할망신화와 제주에 씨족사회를 퍼뜨린 삼성신화 등을 영상 자료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자연사전시실은 지질관, 육상생태관으로 구분됐다. 지질관에서는 제주의 형성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화산 분출물과 용암동굴 생성물도 전시돼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육상생태관에서는 주요 식물을 검색할 수 있다. 특히 제주 해안부터 한라산까지 고도별로 주요 동식물의 생태적 습성과 서식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해수면인 해안습지대를 올라 상록수·낙엽수·침엽수림대를 지나 1950m 백록담 인근의 관목림대등 5개 영역으로 구분해 이해가 쉽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1·2민속전시실에는 제주인의 삶과 환경이 오롯이 담겼다. 칠머리당영등굿를 중심으로 한 민속자료가 가장 눈길을 사로잡느다. 또 제주인의 의·식·주, 농업·사냥·목축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료가 전시돼있다. 지인들과 박물관을 찾은 이소연(45·안산시)씨는 “평소 제주도에 대해 알고 싶었는데 제주의 신화와 문화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제주도에 와서 돌아본 관광지 중 가장 보람찬 장소”라고 말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해양종합전시실에 전시된 13m 길이의 브라이드 고래 골격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해양종합전시실에 전시된 13m 길이의 브라이드 고래 골격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해양종합전시실에는 길이 13m의 브라이드 고래 골격이 전시돼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고래뼈로 박물관을 찾은 이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는 전시물이다. 이 고래는 2004년 태풍 '송다'가 지나간 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가문동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돼 그 골격을 박물관으로 옮겨 전시 중이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해양종합전시실에 전시된 13m 길이의 브라이드 고래 골격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 해양종합전시실에 전시된 13m 길이의 브라이드 고래 골격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현유석(30·서울시)씨는 “국내에서 이렇게 큰 고래뼈를 보게 될 줄 미처 몰랐다”며 “제주도 인근 바다에도 이런 대형 생물이 살고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박물관에 오길 잘한 것같다”고 말했다. 또 고래상어·돌묵상어 등 대형어류의 표본도 주목을 끈다. 야외전시장에는 돌을 가공한 생활 용구 등을 볼 수 있다. 체험관에서는 갈옷을 입어 볼 수 있고 물허벅 들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주의 전통어선 '테우'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주의 전통어선 '테우' 모형을 보고 있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특별전시실은 시기별로 다른 주제로 꾸며 관람객과 만나는 공간이다. 7월 31일까지 서귀포시 강정동 윤경노(97)씨가 기증한 생활을 선보이는 ‘강정 윤씨 일가의 옛 생활을 보다’ 특별전을 관람할 수 있다. 19세기부터 이어지는 제주인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재봉틀·나무궤짝 등 생활물품을 통해 알기 쉽게 구성했다.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정세호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은 “8월부터는 ‘제주도 꽃’과 ‘대한민국을 구한 제주인’을 주제로 한 특별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라며 “제주의 진정한 속살을 보여 줄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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