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암살할 수도" 이스라엘 부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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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축출을 재천명했으며, 일부 우파 정치인은 그를 암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부총리는 14일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라파트를 살해하는 것도 분명히 한 가지 선택"이라고 밝혔다.

차기 이스라엘 총리 후보로 자주 거명되고 있는 올메르트 부총리는 그러나 "국외 추방과 자치정부 청사에 완전 고립시키는 것도 가능한 선택"이라며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 처리를 놓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반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구인 '신베트'의 책임자 아비 디히터가 아라파트를 추방하기보다는 살해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안보회의에 제시했다고 이스라엘의 일간 마리브가 전했다. 그는 "아라파트의 사망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거센 반발을 촉발하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히터는 또 아라파트를 해외로 추방할 경우 "그가 아랍의 반이스라엘 투쟁을 더욱 거세게 주도할 수 있으며, 전 세계를 활동무대로 세계 여론의 동정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라크를 방문 중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을 추방하거나 암살할 경우 전 세계 이슬람 신도의 분노를 촉발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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