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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산사 7곳 세계문화유산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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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산사 중 하나인 부석사. [사진 산사 세계문화유산 추진위원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개 산사 중 하나인 부석사. [사진 산사 세계문화유산 추진위원회]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지난 6월 24일 개막해 바레인 마나마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6월 30일 오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의 7개의 산사가 우리나라의 13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통도사·부석사·봉정사·법주사 등 #7∼9세기 창건된 신앙·수도 요람 #한국 세계유산 총 13건으로 늘어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 담은 산사 

이번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7개의 사찰은 통도사(경남 양산)·부석사(경북 영주)·봉정사(경북 안동)·법주사(충북 보은)·마곡사(충남 공주)·선암사(전남 순천)·대흥사(전남 해남) 등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들 7개의 사찰이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산지라는 지형적 요인에서 비롯된 한국식 배치로 내·외부 공간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점, 한국 불교만이 갖는 통불교적 사상과 의식이 있고, 승려 및 산사에서의 생활과 산사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고 보았다. 이러한 특징들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충남 공주의 마곡사 전경. [사진 산사 세계유산 둥재 추진위원회]

충남 공주의 마곡사 전경. [사진 산사 세계유산 둥재 추진위원회]

경남 양산의 통도사 전경. [사진 산사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경남 양산의 통도사 전경. [사진 산사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봉정사·마곡사·선암사 제외될 뻔

7개의 사찰은 지난 2013년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2017년 1월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고, 지난 1년 반 동안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심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까지만 해도 7개 사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불투명했다.

지난 5월 이코모스가 한국이 신청한 7개 사찰 중 4개 사찰만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한 것이다. 등재 권고를 받은 사찰은 경남 양산 통도사와 경북 영주 부석사, 충북 보은 법주사, 그리고 전남 해남 대흥사 등이었다. 반면 안동 봉정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는 권고대상에서 제외됐었다.

이코모스는 심사 평가에서 4개의 사찰이 한국 불교 전통을 계승해온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는 탁월한 가치를 인정했다. 다만 나머지 3개 산사에 대해서는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면 봉정사의 경우 종합승원으로 보기에는 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선암사의 승선교. [사진 산사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선암사의 승선교. [사진 산사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이에, 문화재청(청장 김종진)과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대사 이병현), 외교부(장관 강경화)로 이루어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 대표단은 위원회에서 7개 산사 모두 등재될 수 있도록 세계유산 위원국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섰다. 자료를 보완하고, 적극적인 교섭활동을 벌이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계산에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유산위원회에서도 일본이 등재 신청한 ‘무나카타·오키노시마와 관련 유산군’이 8곳 가운데 4곳만 등재 권고를 받았으나, 최종 심사에서 8곳이 모두 등재된 바 있다”고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오른 한국 전통 산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오른 한국 전통 산사

 대한민국 대표단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6월 30일 열린 등재 결정 논의 과정에서 위원국인 중국이 7개 산사 모두를 등재할 것을 제안했으며 21개 위원국 중 17개국이 공동 서명했다. 결국  20개 위원국이 지지 발언을 하면서 전체 위원국의 지지를 받으며 등재 결정이 마무리됐다.

세계유산위원회 4가지 사항 권고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번에 산사의 문화유산 등재를 결정하며 4가지 사항을 권고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산사 내 건물 등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산사의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산사 내 건물 신축 시 세계유산센터와 사전에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산사 내 모든 구성요소에 대한 보다 강력한 보존과 보호관리를 주문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우리나라 세계유산 전반을 아우르는 제도개선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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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난 자연유산 및 문화유산을 발굴·보호·보존하기 위해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며 시작됐으며 전 세계 세계유산은 165개국 1052건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이 등재된 뒤 이번 한국의 산사까지 13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기록유산은 조선왕조실록 등 16건, 세계인류무형유산은 서천 한산모시짜기 등 19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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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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