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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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926년 창업 이래 노사분규가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우리의 노사관계는 노노(勞勞)관계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립니다."

지난 3월 유한양행의 제8대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차중근(59.사진)사장은 "나도 월급쟁이 전문경영인"이라며 '노사관계'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경영진도 같은 종업원이므로 노노관계가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車사장은 '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기업활동을 통한 하나의 공동 운명체'라는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의 말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승패의 문화가 아닌 상생의 문화가 기업문화로 정착된 것은 회사가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종업원과의 대화를 수시로 가져온 결과입니다. 회사가 잘 돼야 종업원에 대한 혜택이 커진다는 공감대가 자리잡았고, 그 결과 파업이나 직장폐쇄는 우리와 관계가 없어졌습니다."

노조의 경영참여에 대해 車사장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경영상의 모든 책임은 경영진이 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車사장은 의약분업 이후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1974년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기획.자금.영업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부사정은 손바닥 보듯 훤하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불법 복제약이 판치면서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車사장은 최근 현장.인재.실천.신뢰 중시라는 4대 경영방침을 내세웠다. 신약 개발을 통한 의약품을 중심으로 종합 보건기업으로 발전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으로 2005년 매출 5천억원, 201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2천8백50억원이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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