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대권후보 가는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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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A : 서울시장을 '소통령'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건 서울의 인구가 1000만 명에 달하는 데다 예산도 15조원이 넘기 때문이죠. 웬만한 나라에 맞먹는 규모지요. 자연스레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입니다. 실제 1995년 지방선거가 처음 실시돼 서울시장을 시민들이 직접 뽑게 된 뒤 시장을 지냈거나 재직 중인 인사들은 끊임없이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선 이명박 현 서울시장이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후보 순위 1~2위를 다툽니다. 이 시장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건 전 서울시장도 있습니다. 첫 민선 서울시장이었던 조순씨도 한때 야당의 유력한 대권 후보였지요.

서울시장 출신들이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도시에서 당선된 경험이 큰 자산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인구 때문에라도 대선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밖에 없지요. 여기에 대통령 후보로서 행정 경험을 갖췄다는 장점도 지니게 됩니다.

물론 시장시절 잘못한 일이 뒤늦게라도 드러나면 낭패가 나겠지요. 아직까진 서울시장 출신 대통령이 나온 적은 없습니다.

우리보다 민주주의 역사가 오랜 미국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미국에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상원의원 출신보다 주지사 출신 대통령들이 많다고 합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나 텍사스 주지사를 지낸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이 대표적입니다.

서울시장뿐 아니라 경기지사도 '대권 도전 코스'라고 합니다. 경기도 역시 인구가 많고 규모가 큽니다. 첫 민선 경기지사를 지낸 이인제 의원은 재임시절인 97년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지요. 그해 대권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98년 2기 경기지사에 도전했다 쓴맛을 본 뒤 2002년 다시 도전해 당선된 손학규 현 지사도 현재 유력한 대권 주자 중 한 명입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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