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제작비 400억…'스타작가' 김은숙 컴백드라마 촬영지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화·드라마 100여편 무대 된 '시네마 캠퍼스' 대구 계명대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160여만㎡ 규모의 캠퍼스 안에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은 한옥마을이 있다. 고즈넉한 자태의 주일문(主一門)을 통과해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계명서당(啓明書堂)이 나타난다. 그 곁으로 조선시대 양반이 살 법한 계정헌(溪亭軒)이 나오고, 앞마당에 누각 하나를 낀 연못이 자리해 있다. 이 한옥마을의 이름은 계명한학촌이다.

[영화 속 그곳]영화 불모지 대구서 100여 작품 배경된 계명대

계명한학촌은 계명대가 옛날 집을 그대로 재현한 일종의 민속촌이다. 연면적 850여㎡ 부지에 서당과 양반민가, 정원이 꾸며져 있다. 계명서당은 전통 서원의 건물 배치 형식과 지형적 조건을 이용했다. 계정헌은 안동 하회마을의 양진당(養眞堂)과 경주 양동마을의 향단(香壇)을 본떴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내 위치한 계명한학촌.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내 위치한 계명한학촌.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내 위치한 계명한학촌의 계명서당 모습.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내 위치한 계명한학촌의 계명서당 모습.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내 위치한 계명한학촌의 계정헌 사랑채.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내 위치한 계명한학촌의 계정헌 사랑채. 대구=김정석기자

대학교 캠퍼스 내 자리한 한학촌은 7월 7일부터 24부작으로 방영될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여주인공 고애신(김태리 분)의 고향마을로 등장한다. '미스터 션샤인' 방영을 앞두고 계명한학촌은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다. 장마전선이 걷히는 7월 초 마지막 촬영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미스터 션샤인'은 올 하반기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타작가' 김은숙과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함께 작업한 이응복 피디가 '미스터 션샤인'을 연출했다. 9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병헌(유진 초이 역)과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은 김태리의 조합도 관심거리다. 이 드라마는 신미양요(1871) 때 미군 군함에 승선한 소년이 미군 신분으로 조선에 돌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시대극이다. 제작비 400억원으로 방영 전 70% 촬영을 미리 끝냈다.

7월 7일부터 방영을 시작하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사진 tvN]

7월 7일부터 방영을 시작하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사진 tvN]

7월 7일부터 방영을 시작하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사진 tvN]

7월 7일부터 방영을 시작하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포스터. [사진 tvN]

조선시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계명한학촌을 벗어나면 곧장 중세 유럽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종교 수업 건물인 '애덤스 채플'은 마치 중세시대 교회의 모습을 닮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높이 10m, 가로·세로 각 5m 크기의 파이프 오르간이 보인다. 3500여 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이 9억원짜리 악기는 대구시내 최초로 들어온 파이프 오르간이다.

애덤스 애플도 계명한학촌처럼 유명 드라마의 주무대로 등장한 적이 있다. 2009년 배우 송승헌(이동철 역)과 연정훈(이동욱 역)이 주연한 56부작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이다. 2008년 9월 계명대에서 에덴의 동쪽 촬영이 있던 날 수업을 받던 학생들이 이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나오기도 했다.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내 애덤스 채플 건물 내부 풍경. 대구시내 최초로 들어온 파이프 오르간이 보인다. [사진 계명대]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내 애덤스 채플 건물 내부 풍경. 대구시내 최초로 들어온 파이프 오르간이 보인다. [사진 계명대]

이렇게 계명대를 무대로 촬영한 영화·드라마만 80여 편. 스쳐 지나가는 CF와 뮤직비디오 장면까지 다 합치면 100편을 훌쩍 넘는다. 대중에게 유명한 작품만 꼽아보면 영화 '덕혜옹주'(2016), '검은 사제들'(2015), '박쥐'(2009), '동감'(2000), 드라마 '각시탈'(2012), '꽃보다 남자'(2009), '모래시계'(1995) 등이 있다.

본캠퍼스인 계명대 성서캠퍼스 외에 대구 남구 계명대 대명캠퍼스도 본캠퍼스 못지않은 아름다움으로 '시네마 캠퍼스' 역할을 하고 있다. 1955년에 지어진 7만2727㎡ 규모 캠퍼스다. 성서캠퍼스가 조성되기 전 모든 수업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현재는 미술대학 등 일부만 남은 대명캠퍼스는 담쟁이가 붉은 벽돌로 지어진 캠퍼스 건물을 감싸 안은 모습이다. 이 캠퍼스에서도 영화 '인천상륙작전'(2016)을 촬영했다.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사진 대구시]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사진 대구시]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전경. [사진 계명대]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전경. [사진 계명대]

대구 남구 계명대 대명캠퍼스 본관과 하버드 대학 본관 건물(오른쪽). [사진 계명대]

대구 남구 계명대 대명캠퍼스 본관과 하버드 대학 본관 건물(오른쪽). [사진 계명대]

계명대가 '영화의 불모지'로 통하는 대구에서 '영화·드라마 촬영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뭘까. 계명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과 외벽을 감싸고 있는 푸른 담쟁이덩굴이다. 이는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모습의 전통적인 이미지와 흡사하다. 실제 대명캠퍼스 본관은 하버드대학 본관 모습을 그대로 따왔다.

결국 계명대가 중세 유럽의 풍경처럼 고급스럽고 아이비리그 대학 이미지처럼 유서깊으며 조선시대 한옥촌까지 갖춘 팔방미인이다 보니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은 촬영이 가능해졌다. 박찬욱 감독이 2008년 영화 '박쥐'를 촬영하면서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더라도 한 폭의 그림이고 작품"이라고 말한 이유다. 계명대는 올해 대학내일이 선정한 '2018 캠퍼스 자랑 페스티벌'에도 선정되는 등 매년 여러 기관이 뽑는 아름다운 캠퍼스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영화 '동감'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 계명대]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영화 '동감'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 계명대]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영화 '남남북녀'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 계명대]

대구 계명대학교에서 영화 '남남북녀'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 계명대]

심지어 계명대 부속병원인 동산의료원까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는다. 2012년 방영한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 동산의료원은 낡고 오래된 외관의 북한 병원으로 등장했다. 이외에도 영화 '모던보이'(2008), '6월의 일기'(2005),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2017), '사랑비'(2012), '자유인 이회영'(2010) 등 작품의 무대가 됐다.

동산의료원 역시 고풍스러운 외관으로 다른 대학병원과 차별화돼 있다. 동산의료원이 1899년 서양식 진료소인 제중원(濟衆院)에서 출발한 역사적 건물이다 보니 동산의료원 내에 대구시 유형문화제 제24·25·26호로 지정된 '스윗즈(Switzer)', '챔니스(Chamness)', '블레어(Blair)'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건물은 1910년 미국인 선교사들이 지은 붉은 벽돌의 서양식 주택이다.

이처럼 계명대가 아름다운 캠퍼스로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전국적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활용한 홍보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계명대는 촬영 장소를 활용한 캠퍼스 맵 제작, '나도 주인공, 포토존' 설치, 배우들의 사인이 담긴 방명록·사진 전시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주요 촬영지에는 극중 장면을 활용한 간판을 설치해 눈길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