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친구 클리스터스 - 에넹, US오픈 뒤 약물설로 낯 붉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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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북서부의 작은 나라 벨기에 출신으로 세계 여자테니스 랭킹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킴 클리스터스(20)와 쥐스틴 에넹 아르덴느(21). 이들은 벨기에의 영웅이자 10년간 절친한 친구 사이다. 그러나 지난주 US오픈이 끝난 이후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발단은 US오픈 결승에서 클리스터스가 에넹에게 진 뒤 클리스터스의 아버지 레오가 "에넹이 금지약물을 복용했을지 모른다"고 언론에 흘리면서부터다. 전직 프로축구 선수인 레오는 "왜소했던 에넹의 근육이 갑자기 불어난 것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발끈한 에넹이 곧바로 반격했다. 에넹은 "경기 중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스포츠 음료 외에 어떤 약물도 먹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에넹의 코치는 한술 더 떠 "에넹의 실력이 클리스터스보다 낫다. 앞으로도 더 많이 이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벨기에 현지 여론은 국민통합의 상징인 두 선수가 갈라섰다며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벨기에는 크게 프랑스어권과 네덜란드어권으로 나뉜 나라로 에넹은 프랑스어권, 클리스터스는 네덜란드어권 출신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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