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유로화 도입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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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스웨덴이 국민투표에서 유로화 도입을 거부했다. 예란 페르손 총리는 최종 개표 결과 반대율이 과반수인 56%에 이르자 14일 밤(현지시간) "스웨덴 국민의 다수가 유로화 도입에 반대했다"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다.

투표자의 56%가 유로화 도입에 반대했으며 42%는 찬성했다.

18세 이상 유권자 7백10만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이날 투표에는 5백40만명이 참가해 81.2%의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스웨덴의 유로화 도입 거부는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은 영국과 덴마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표 1주일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입 반대 여론이 우세했으나 투표 당일에는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섰다. 유로화 도입 캠페인을 적극 벌여온 안나 린드 외무장관이 투표 나흘 전 살해되면서 동정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유로화 찬성파는 "국제 경쟁력 향상과 고용 증대에 유로화 도입이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왔다.

페르손 총리와 린드 외무장관, 재계 인사들은 "정치적으로도 유럽연합(EU) 내의 결속을 강화한다"면서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

반면 반대파는 유로를 쓰는 지역의 전반적인 경제 부진을 가장 큰 반대 이유로 들어왔다.

지난해 유로권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0.8%선. 반면 비유로권인 스웨덴과 영국이 각각 1.9%, 덴마크가 2.1%로 유로권을 앞섰다. 특히 반대파는 유로 가입시 독자적인 경제정책을 펼 수 없어 스웨덴이 자부하는 높은 수준의 사회보장 제도가 손상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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