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오겠다"... 파나마의 '아름다웠던 첫 월드컵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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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3차전 튀니지전에서 전반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파나마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왼쪽)가 환호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3차전 튀니지전에서 전반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파나마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왼쪽)가 환호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첫 월드컵이었지만 강렬했다.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오른 북중미·카리브해의 섬나라 파나마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쳤다.

파나마는 29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튀니지에 1-2로 역전패했다. 대회 조별리그를 3패로 마쳤지만 파나마는 최종전에서 한때 앞서는 결과를 냈다. 전반 33분 로만 토레스의 패스를 받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가 시도한 슈팅이 튀니지 야신 미르야흐를 맞고 굴절돼 자책골로 기록된 것이다. 파나마는 전반 45분을 1-0으로 앞서며 월드컵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후반 6분 파흐루딘 빈 유수프, 이어 후반 21분 와흐비 카즈리에게 연속골을 내주면서 역전패했다.

파나마는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을 제치고 사상 처음 본선에 올랐다. 월드컵 본선에 오르자 파나마 정부는 본선 진출을 확정한 다음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지난 19일 벨기에와 1차전을 치를 당시, 파나마 방송 중계진이 국가 연주 때 벅찬 마음을 감추지 않고 서로 부둥켜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경기장에서도 파나마 주장 로만 토레스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3차전 튀니지전을 마친 뒤 한데 모인 파나마 축구대표팀 선수들. [신화=연합뉴스]

29일 열린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3차전 튀니지전을 마친 뒤 한데 모인 파나마 축구대표팀 선수들. [신화=연합뉴스]

도전은 쉽지 않았다. 전력상으로 32개 본선 진출 팀 중 최약체로 분류됐고, 하필 함께 한 조에서 경쟁해야 할 팀 중 두 팀이 유럽의 강호 벨기에와 잉글랜드였다. 첫 경기 벨기에전에선 0-3으로 패했고, 두 번째 경기 잉글랜드전에선 전반에만 5골을 내줘 1-6으로 대패했다.

그러나 파나마는 도전 자체를 즐겼다. 잉글랜드전에서 펠리페 발로이가 파나마의 월드컵 통산 첫 골을 터뜨리자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다. 이어 아프리카 강호 튀니지를 상대로도 전반을 앞서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가 끝난 뒤 에르난 다리오 고메스 파나마 감독은 "우리가 최하위로 기록되겠지만, 정말 최악의 팀이었을까. 우리는 배우고 성장하는 팀이다"며 "역사적으로나 우리 환경을 비춰봤을 때 우린 최악의 팀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고메스 감독은 "파나마의 미래는 밝다. 젊은 팀이다. 파나마는 다시 월드컵에 돌아올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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