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돔바시 콩고 부통령 "한국 기업 참여 바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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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한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은 옛날에 같은 반이었다. 하지만 이제 콩고는 짧은 기간에 놀라운 성장을 이룬 한국을 모델로 배워야 한다. 철도.도로 건설은 물론 학교.병원 설립과 컴퓨터 생산 등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

오랜 내전으로 어려워진 국가를 재건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을 총괄하는 예로디아 압둘라예 은돔바시 콩고(78) 부통령. 로랑 카빌라 전(前)대통령의 친구로 네명의 부통령 중 원로다. 현 대통령 조셉 카빌라는 로랑 카빌라의 아들이다.

그는 이달 초 취재팀을 사저로 초청해 콩고 내 인프라 구축과 생산공장 건설로 한국은 수익을 거두고 콩고는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럽 국가들은 과거 식민지배를 통해 지하자원을 가져가고 자기네 공산품을 팔기만 했지, 인프라와 생산시설 투자는 외면한 결과 아프리카가 낙후됐다. 이제는 외국 자본이 들어와 사업을 벌여 수익을 올리되 콩고의 발전을 위해서도 뭔가 남기고 기여하길 바란다."

콩고는 다이아몬드를 많이 생산하지만 가공 기술이 없어 원석을 그대로 수출하고, 원목을 값싸게 팔고는 종이를 비싼 값에 수입하는 실정이다. 최근 영국의 통신업체 보다폰이 보다콤을 설립하는 등 유럽 국가들이 6개의 이동통신회사를 세웠는데 이에 대한 시선도 그리 곱지 않다.

소액 투자로 수익을 올리는 이동통신에만 투자하고 전자상거래 등에 필요한 유선 인터넷망 구축에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내전 때문에 국가 재건 계획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지만, 이제 과도정부가 들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시가를 즐겨 태우는 은돔바시 부통령은 노래를 좋아하고 가끔 신문에 글도 쓴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한국 노래가 참 좋다. 이제 노래가 아닌 국가 재건을 위한 노하우를 한국에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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