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 러시아어 연극공연 소 올림픽 관계자들 호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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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학생들이 공연한 러시아어 연극이 소련 올림픽관계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아 화제다.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2부) 원어연극팀 브나로드가 제4차 정기공연으로 12∼14일 외대대강당 무대에 올린『산송장』이 바로 화제의 연극이다. 「레프·톨스토이」원작의 이 작품은 한 러시아귀족이 허위의식에 가득찬 귀족사회에 반발한 것을 다룬 내용.
러시아 귀족「페자」는 귀족사회에 대한 반발로 타락의 길을 걷다가 집시여인과 사랑에 빠져 이혼을 결심한다. 그러나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여서 생각다 못한「페자」는 죽은 것으로 위장하고 잠적해 버리나 우연한 기회에 살아있다는 것이 들통난다.
한편 남편이 죽은 것으로 알고 다른 남자와 재혼했던 부인은 이 때문에 중혼죄에 걸려 재판을 받게되는데, 판결직전 모든 것을 후회한「페자」가 권총자살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톨스토이」가 1900년에 쓴 이 작품은 이번 공연이 국내 초연이다. 러시아연극으로는「안톤·체호프」만이 국내에 알려져 있어 시야를 넓히는 뜻에서 「톨스토이」희곡을 소개키로 결정, 강덕수 교수(러시아어)지도로 배수한군(노어 3년)이 연출을 맡아 지난 6월말부터 연습에 들어갔었다.
13일 타스통신 동경지국장과 함께 이 연극을 관람한 소련 타스통신 부사장 「예브게니·이바노프」씨는 『자신 역시 대학시절에 연극「산송장」에서 주인공「페자」역을 맡은바 있다』면서 『같은 연극을 한국에서, 그것도 러시아어로 관람해 감회가 새롭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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