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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검 “청와대 송인배 인사, 수사에 영향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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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댓글 조작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팀이 27일 수사를 개시 했다. 허익범 특검이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댓글 조작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팀이 27일 수사를 개시 했다. 허익범 특검이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할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공식 출범했다. 허 특검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오늘 수사팀 파견 검사와 검찰·경찰·공무원들의 파견이 완료되면서 수사팀 구성이 끝나 정식으로 수사를 개시했다”며 “인적·물적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여론조작’ 특검팀 공식 출범 #별도 현판식 없이 90일간 수사 개시 #허 특검 “인적·물적 증거대로 진행” #드루킹 측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

이번 특검은 역대 13번째이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특검이다. 향후 최대 90일간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가 벌인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게 된다. 앞선 경찰 수사를 통해 드루킹은 대선 7개월 전인 2016년 10월부터 ‘선플 운동’이란 이름으로 각종 댓글 조작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허 특검은 이날 여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날 경우 김경수(51) 경남도지사 당선인과 송인배(50)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절차에 따라 소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허 특검은 송 비서관이 수사 개시 전날인 26일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에서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그런 인사가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당선인과 드루킹의 관계는 경찰 수사를 통해 단순 지지자 수준 이상으로 드러난 상태다. 두 사람은 시그널·텔레그램 등 비밀 메신저를 활용해 김 지사와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드루킹의 독려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이 김 지사에게 2700만원의 후원금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드루킹은 지난해 대선 이후 김 지사에게 경공모 소속의 변호사 2명을 각각 청와대 행정관과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추천한 정황도 나타났다. 드루킹과 김 지사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일각에서는 특검의 수사 속도가 과거와 달리 신속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 시기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아직 준비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당시 첫날부터 국민연금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던 모습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특검 관계자는 “최순실 특검과 드루킹 특검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파견 검사 13명과 변호사·전직 경찰 중심의 특별수사관, 현직 경찰·공무원 출신의 파견 공무원 등으로 수사팀 구성을 완료한 특검팀은 이날 별도의 현판식을 갖지 않고 수사를 시작했다. 허 특검의 ‘담담하고 조용한 수사’ 의중이 반영됐다고 한다.

의혹의 당사자인 드루킹 측은 이날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를 변호하는 윤평 변호사(46)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김씨가) 발버둥치고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펼쳐진 길이니까 협조할 것이다. (과거) 경찰과 검찰 조사에도 다 협조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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