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VIP 부인들 예지원서 한국 배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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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IOC총회와 올림픽참관을 위해 한국에 온 IOC위원 등 세계각국 저명 체육인사들의 부인들도 민간외교사절로 자국의 홍보와 다음 올림픽 유치 등을 위해 숨가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이들은 틈이 생기는 대로 각국 부인들과 대화의 모임을 마련했으며 14일에는 50여명의 부인들이 한국의 전통혼례와 다도를 배우고는 『원더풀』을 연발했다.
예지원 주최로 성북동 소재 성악원에서 열린 이 「한국전통의 멋」프로그램에 참석한 「페기·바우마이스터」씨(43·앵커리지 동계올림픽조직위 위원장 「데이빗·바우마이스터」씨 부인)는 이 자리에서 맛본 『식혜 맛이 특히 좋다』고 한국음식을 극찬.
혼례식에서 기러기의 의미를 알았다는 그녀는 『남편과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기러기 한 쌍을 꼭 구입할 예정』이라고.
또한 한국 옷을 입어본 자녀들이 한국 여행시 의류를 듬뿍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한다.
『도시의 모습도 중요하나 한국의 아름다움은 친절한 한국인이 만들고 있다』고 강조하는 그녀는 9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경합에서 앵커리지를 밀기 위해 특별히 바쁜 나날을 보낸다며 『앵커리지의 승리를 확신한다』고 다짐.
이날 프로그램에는 화려한 전통혼례 및 고유의 손님 다 접대의식이 그대로 재현됐으며 밥풀강정·밤초·수정과·오미자차 등을 맛본 이들은 연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별미를 평가하기에 바빴다.
자국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세네갈의 「엠바이」씨(세네갈 IOC위원 「케바·엠바이」씨 부인)는 『세 번째 온 한국의 인상은 가위 환상적』이라며 남편의 보약으로 한국의 인삼도 집에서 즐겨 쓴다고 전언.
특히 한국의 의류에 매혹 당했다는 그녀는 한국에 도착한 이후 4일간 내리 쇼핑했고 선물용 한국산 와이셔츠 22개와 다량의 옷감 등을 구입했다고.
남편의 외국여행에 늘 동행해 스케줄 정리 등 완벽한 비서역할도 겸한다며 내조자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 그녀의 남편은 현재 세네갈 명예대법원장이기도하다.
「올가·멘도사」씨(56·콜롬비아 IOC위원「피델·멘도사」씨 부인)는 『동양의 멋은 매직』이라며 그녀의 딸과 함께 전통혼례식을 부지런히 비디오 카메라에 담았다.
2년간 불교를 전공했다는 그녀는 한국문화의 멋과 맛이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전통의상인 카미즈와 살와로 정장한 「카디자·알리」씨(67·「세메드·알리」IOC위원 부인)는 한국을 보석 토파즈의 명산지와 실크의 나라로 알고 있다고.
그 동안 책자를 통해 한국을 알아 왔다는 그녀는 『감사합니다.』등 몇 가지 한국말을 잊지 않기 위해 자동차 속에서도 계속 암기하는 정성을 보였다.
유창한 영어로 파키스탄의 민간외교역할을 자유자재로 수행, 47년 된 결혼생활의 금실이 아주 좋다고 자랑.
『한국의 녹차 맛이 매우 부드럽고 훌륭하다』고 칭찬을 거듭하는 캐나다의 「제인·찰리스」씨(「부르스·찰리스」IOC위원 부인)는 한국에 오자마자 여러 곳을 다녔는데 『이름은 잘 기억을 못하겠다』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한국의 모든 면이 팬태스틱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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