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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사석에선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엄청나게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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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12월 서울 장충동 최고회의 의장 공관에서 열린 송년파티에서 박정희(앞줄 왼쪽)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과 재건복을 입은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국가기록원]

1961년 12월 서울 장충동 최고회의 의장 공관에서 열린 송년파티에서 박정희(앞줄 왼쪽)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과 재건복을 입은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국가기록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의 생전 일화를 소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과 JP와의 관계에 대해 “좋게 평가하는 것을 못 들어봤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5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JP가 공개적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했지만, 저와 둘이 얘기할 때 보면 굉장히 불만 섞인 얘기를 했다”며 “저 분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충성했지만 가진 원한이 많구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JP는 박정희 장군을 지도자로 옹립해 5‧16 군사정변을 성공시켰으며 박정희 정권에서 36살에 중앙정보부장을, 45살에 총리를 역임했다.

박 의원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최태민 목사와의 비화 등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 신당동을 방문해 수차례 JP와 만나 얘기했지만 ‘부모 나쁜 점만 닮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엄청나게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KBS '사사건건']

[사진 KBS '사사건건']

2015년 2월 부인 박영옥 여사의 장례식을 찾아 조문한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을 향해 JP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 어머니 성격 좋은 것 반씩 다 차지해서 결단력도 있고 판단력도 있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에 박 의원은 재차 “저한테는 저런 이야기 안 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통해 최 목사에 대해 조사하라고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생활 간섭이라며 심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이에 김재규가 물러섰는데 JP는 이를 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하도 못된 짓을 많이 해서 딸한테 약점 잡혀 아무 소리도 못 했다”고 평가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전언이다.

그는 또 JP가 지난 19대 대선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를 단일화해 충청권을 집권시키려고 했다고도 밝혔다. 박 의원은 “반 전 총장이 JP가 뉴욕으로 보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고 하더라. JP의 생각대로 반 전 총장이 뉴욕에서 귀국 후 대권 소리를 하지 않고 인사만 다니면서 흥행이 됐다면 이슬처럼 사라지지 않고 상당한 붐이 있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평가했다.

박 의원은 “JP의 명암은 분명한데, 만약 5‧16 군사정변과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정치탄압, 인권탄압을 한 부분을 제외할 수만 있다면 참으로 멋있고 낭만 있는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3김 시대 정치인 3명에 대해 “JP를 낭만형 지도자라고 하면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결단형 지도자,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혼을 바치는 노력형 지도자”라고 정리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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