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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올림픽(18)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마침내 경기도에 들어선 성화를 기다리는 50만 수원시민들의 성화 맞이는 서울 다음의 올림픽경기 개최지라는 자긍심과 책임감에 벅차있다.
23개 전 경기종목 중 핸드볼· 하키· 레슬링·승마·조정· 커누· 사이클· 테니스 등 8개종목이 펼쳐질 수원을 비롯, 성남·과천시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 이제 개막의 날만 손꼽고 있다.
이에 따라 5백50만 경기도민들은 여느 도와는 달리 1년 전부터 『손에 손잡고』 의 노래처럼 마음과 노력을 쏟아왔다.
8개 경기장 시설은 물론이고 17만 명이 꽃길조성에 참여했고 모범운전사들은 자발적인 거리질서 캠페인을 벌여 「새로운 경기」를 지켜왔다.
효원의 도시 수원시민들은 다투어 자기 집 앞 도로에 자비로 성화 맞이 환영현수막을 내 걸었고 기업· 단체들도 시민들과 함께 했다.
삼성전자·선경 등 35개 민간기업체들은 1천만 원을 들여 35개의 애드벌룬을 띄워 수원하늘을 수 놓았다. 또 축제를 알리는 대형아치·선전탑·꽃동산도 민간단체에서 서둘러 세웠다. 이렇듯 기다리는 성화가 하룻밤을 밝힐 13일 수원은 화홍 문화제가 열리는 「시민의 날」이기도해 한마당 잔치가 제2의 올림픽 경기장 도시로서는 손색없이 펼쳐져 「시민들의 올림픽」을 자랑하게됐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에서부터 7순 농부에 이르기까지 매스게임·민속놀이 등 갖가지 장기를 선보일 순간만 남겨놓았다.
잔치마당은 성화가 안치될 수원공설운동장.
13일 오후7시30분 성화도착 5시간 전부터 수성고교생 5백7명이 재현할 효행의 귀감인 「능 행차 시연」에 이어 수원여중생 1천2백 명이 펼칠 매스게임이 끝나며 성화로에 타오르는 「하늘의 불」과 더불어 축제의 밤은 절정을 이룬다.
「능행차 시연」 을 지도한 김기배 교사 (36) 는 『임금이 4천 명의 문무백관을 거느리는 대규모 행사지만 5백 명으로 줄여 13개 분야를 재현하면서 힘든 연습을 무난히 마쳤다』고 보람에 찼다.
수원여중 매스게임 지도교사 오성석 씨 (34) 는『세계에 수원여중을 선보인다는 뿌듯함에 학생들이 6개월 동안 힘든 것도 잊고 나래를 펼쳐 보이게 됐다』 고 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시민·학생 등 6천5백 명이 참여하는 올림픽성공기원대축제. 「동서의 만남」이라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운동장을 돌며 『손에 손잡고』를 합창하는 가운데 신명나게 운동장을 뒤흔들 큰잔치.
성화안치행사의 총 연출을 맡은 오현규 교사 (42·수원공고) 는 『5개월 동안 최선을 다한 노력이 평생의 소망을 다 이룬 듯 하다』며 감격해했다.
서울올림픽이 국민의 화합과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계기가 되는 것이 소망이라는 이화의원 최규돈 원장(54). 이 소망은 성화로에 활활 타오를 모두의 염원이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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