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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정부에 들어온 성희롱ㆍ성폭력 신고 '1280건'

중앙일보

입력

정부에 100일간 들어온 성희롱과 성폭력 관련 신고가 1280건으로 집계됐다. [중앙포토]

정부에 100일간 들어온 성희롱과 성폭력 관련 신고가 1280건으로 집계됐다. [중앙포토]

최근 100일간 정부에 들어온 성희롱ㆍ성폭력 신고가 1280건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당초 15일까지만 열려고 했던 공공 부문 특별신고센터를 지속 운영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 범정부 성희롱ㆍ성폭력 근절 추진 점검단(단장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이러한 내용의 신고센터 운영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공공 부문 신고가 60%로 가장 많아 #여가부 특별신고센터 지속 운영키로

올해 들어 '미투' 운동이 거세지자 정부는 3월 8일 여성가족부에 ‘공공 부문 직장 내 성희롱ㆍ성폭력 특별신고센터’,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성희롱 익명신고센터’를 각각 설치했다. 이를 시작으로 교육 분야 신고센터(3월 9일, 교육부), 문화예술 분야 신고센터(3월 12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연이어 생겼다. 이들 4개 센터에 접수된 누적 사건 수는 총 1280건(11일 기준)에 달한다. 여가부 특별신고센터에 접수된 것이 770건으로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한다.

여가부에 따르면 공공 부문 신고 사건은 성폭력(65%)이 성희롱(35%)보다 더 많았다. 해당 기관에 조치를 요청한 것이 92건, 취하ㆍ이관 등 단순 종료된 건 86건이었다. 공공 부문 신고 사건의 48%(105건)는 성희롱ㆍ성폭력에 대한 공무원 징계시효인 3년을 넘긴 것으로 나왔다. 상당수의 신고가 해당 기관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청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다.

교육ㆍ문화예술 분야 신고도 성폭력이 성희롱보다 더 많은 편이었다. 또한 신고센터 설치에 따라 평상시보다 매우 많은 피해 사례들이 접수ㆍ처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접수한 성희롱 진정 사건은 203건에 그쳤다. 그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던 피해자들이 많이 나섰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러한 신고 사례들을 바탕으로 예방 교육, 실태조사 등 재발 방지 시스템 마련에 나섰다. 가해자 징계 요청 사례 중에는 사건을 무마ㆍ은폐하려던 기관에서 특별신고센터 신고 사실을 인지하고선 적극적으로 징계 조치로 돌아선 경우도 있었다. 또한 피해자가 특정 분야에 근무하고 있어 부서 이동이 어려웠지만, 관할 지자체 내 다른 기관과의 인사 교류를 통해 가해자와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따라 점검단은 100일만 운영할 예정이었던 여가부 특별신고센터를 앞으로도 계속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매일 꾸준히 사건이 접수되는 데다 그동안 표출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올 하반기부터는 재발 방지를 위한 조직문화 개선 컨설팅, 피해자가 일자리를 떠나지 않도록 돕는 집중지원 등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그간 드러난 정부 대책의 미비점과 접수 피해 사례 등을 분석해서 향후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겠다. 관련 부처와 협의해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보완 대책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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