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죈 심정수 '4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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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심정수(현대)가 '마지막 추격'의 시위를 당겼다. 심정수는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초 승부의 균형을 깨는 2점짜리 선제 결승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8호. 전날 더블헤더 1차전에서 47호 홈런을 때린 뒤 두경기 만에 다시 터진 홈런이다. 5개 차로 앞서가는 이승엽(삼성.53개)을 향한 마지막 안간힘이다.

심정수는 지난 8월 30일 수원 두산 더블헤더 2차전 이후 긴 홈런 침묵에 잠겼다. 9월 11일 LG전까지 여덟경기 동안 단 한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했다. 그 사이 이승엽은 멀찌감치 달아났다. 한때 7개까지 차이가 났다.

그러나 심정수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또 한번의 용틀임을 시작했다. 이제 심정수에게 남은 경기는 꼭 열경기. 16경기를 남긴 이승엽이 절대 유리하지만 공은 둥글고 승부는 끝나봐야 안다. 이승엽은 문학 SK전에서 홈런 없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심정수의 홈런 가뭄과 함께 9월 들어 2승7패의 부진에 빠졌던 선두 현대도 심정수의 한방과 함께 최근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심정수는 1회 선제홈런으로 시즌 1백득점을 돌파, 타점(1백28개)-득점에서 세자릿수를 기록한 '2백점짜리 사나이'가 됐다. 올시즌 1백-1백 클럽은 이승엽에 이어 두번째며 역대 11번째 기록이다.

롯데는 사직 기아전에서 0-1로 뒤지던 1회말 5안타를 집중시키며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 6-5로 승리했다. 전날까지 기아에 17패1무로 열세였던 롯데는 기아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 지긋지긋하던 기아전 1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SK는 삼성에 7-4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4위 SK를 추격하던 5위 LG는 대전 한화전에서 8-2로 져 3연패에 빠지며 사실상 4위 진입의 꿈이 물건너 갔다.

이태일.김종문 기자, 문학=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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