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복구 힘을 모으자] 산업 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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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본 기업들의 공장 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생산이 정상을 되찾더라도 수출.물류는 한달 이상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주요 업체들은 부산항의 크레인 파손으로 화물연대 사태에 이어 수출입 화물 선적에 큰 혼란을 빚을 것을 우려하면서 정부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수출.물류 차질 장기화 조짐=삼성전자는 수원.구미.광주 사업장에서 반출하는 컨테이너 3백개 중 70%가량을 취급하는 부산항의 피해로 수출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수출 화물의 90% 이상을 부산항을 통해 실어나르는 LG전자는 긴급 대책으로 매일 30~40개 정도의 컨테이너를 마산항으로 옮겨 선적하기로 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일부 품목의 수출 일정 조정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해운 선사가 독자적인 부두를 갖고 화물 운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부두를 임시로 빌려 쓰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부가 광양항 등을 제때에 돌려 쓸 수 있도록 긴급 조정을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이뤄진다 해도 수출입 물류가 완전 정상화되려면 한달은 넘게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운.물류 업계도 비상이다. 해외 선사들이 중국의 상하이(上海)나 일본의 고베(神戶)로 환적 항구를 옮길 경우 환적 물량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영동선 철도 피해 복구 작업이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돼 시멘트업계도 수송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 개별 기업 피해는 빠르게 복구=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14일 대부분 임직원이 출근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측은 건조 중이던 원유생산 저장선과 석유 운반선의 복구가 가능해 피해액도 당초 예상했던 수백억원보다 적은 8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정전으로 울산 미포공단에 있는 공장 여섯곳의 가동이 중단됐으나 긴급 복구 작업으로 이중 다섯개 공장의 가동을 정상화했다.

정전 등으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던 삼성정밀화학.태광산업.코오롱유화.카프로.한국바스프 등도 이날 정상화됐다.

김상우.김창우.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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