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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르손-즐라탄 계보잇는 '마법사' 포르스베리

중앙일보

입력

스웨덴 축구대표팀 에이스 포르스베리는 12일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 겔렌지크에 도착했다. [포르스베리 SNS]

스웨덴 축구대표팀 에이스 포르스베리는 12일 러시아월드컵 베이스캠프 겔렌지크에 도착했다. [포르스베리 SNS]

12일 러시아 겔렌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금색 머리에 수염을 기른 한 선수가 시종일관 미소를 띈채 80분간 훈련에 임했다. 키는 1m79cm로 큰 편은 아니지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처럼 볼을 예쁘게 차고 볼트래핑 묘기를 선보였다. 스웨덴축구대표팀 에밀 포르스베리(27·라이프치히)다.

스웨덴은 18일 한국과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포르스베리는 12일 베이스캠프 크라스노다르주 남서부 도시 흑해연안의 휴양지 겔렌지크에 도착해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첫 경기를 치르게 될 스웨덴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2일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겔렌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첫 현지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첫 경기를 치르게 될 스웨덴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2일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겔렌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첫 현지훈련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스웨덴 익스프레센의 아넬 아브딕 기자는 "포르스베리는 훌륭한(brilliant) 선수다.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 월드컵에서 실력을 발휘한다면 잉글랜드나 이탈리아 프로축구로 이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스널(잉글랜드)과 유벤투스(이탈리아)가 이적료 600억원 이상을 베팅해 포르스베리 영입에 나섰다는 현지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스웨덴 축구 전설 라르손(가운데)과 이브라히모비치(왼쪽). 오른쪽은 폴 포그바. [라르손 SNS]

스웨덴 축구 전설 라르손(가운데)과 이브라히모비치(왼쪽). 오른쪽은 폴 포그바. [라르손 SNS]

포르스베리는 헨리크 라르손(47)~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6·LA갤럭시)에 이어 스웨덴축구대표팀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다. 라르손은 스코틀랜드 셀틱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서 활약했고, A매치 37골(106경기)을 뽑아냈다. 이탈리아 인터밀란과 프랑스 파리생제르맹에서 특급공격수로 활약한 이브라히모비치는 A매치 62골(116경기)을  터트렸다. A매치 34경기에 출전해 6골을 뽑아낸 포르스베리는 '바이킹군단 마법사(Magician)'라 불린다.

포르스베리는 단조로운 스웨덴 축구대표팀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넣는다. [포르스베리 SNS]

포르스베리는 단조로운 스웨덴 축구대표팀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넣는다. [포르스베리 SNS]

스웨덴축구대표팀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미들즈브러와 스토크시티처럼 힘과 높이를 앞세운 단조로운 공격을 펼치는데, 포르스베리가 차이를 만들어낸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포르스베리는 왼쪽 미드필더지만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즐긴다. 날카롭고 정확한 패스로 창의적인 공격을 이끌어낸다.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플레이메이커인 만큼, 수비와 미드필더가 협력해서 막아야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지켜본 스웨덴-페루 평가전에서 포르스베리는 측면에서 택배처럼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투톱 공격수 올라 토이보넨(1m92㎝·툴루즈)과 마르쿠스 베리(1m84㎝·알 아인)의 머리를 겨냥했다. 굉장히 침착하게 볼을 차고 턴을 하며, 양발로 코너킥과 프리킥을 찼다.

한국 국민들이 손흥민(토트넘)을 믿듯, 스웨덴 국민들이 월드컵에서 가장 기대하는 선수가 포르스베리다. 스웨덴은 이브라히모비치 없이도,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꺾었다.

지난 시즌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어시스트 19개를 올리며 도움왕에 오른 포르스베리. [포르스베리 SNS]

지난 시즌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어시스트 19개를 올리며 도움왕에 오른 포르스베리. [포르스베리 SNS]

포르스베리는 태어난 스웨덴 순스발에서 2009년에 프로데뷔했다. 축구선수 출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뛰었던 팀이다. 2014년 스웨덴 말뫼 우승을 이끈뒤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했고, 지난 시즌 도움왕(19개)에 올랐다.

포르스베리와 축구선수 출신 아내. [포르스베리 SNS]

포르스베리와 축구선수 출신 아내. [포르스베리 SNS]

포르스베리는 별명이 '안티 이브라히모비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스로 왕이 아니라 신이 될 것이라 말할 만큼 자신감이 넘치는데, 포르스베리는 평소 겸손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축구선수 출신 아내와 골든 리트리버를 키우는게 취미다. 포르스베리는 "한국의 손흥민은 누구나 아는 선수다. 방심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겔렌지크(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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