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게 ‘인민복’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오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통신정보부 제공=뉴스1]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패션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양복을 입을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깨고 평소처럼 '인민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날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로 들어선 김정은 위원장은 줄무늬가 없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었다.

차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은 왼손에는 검은색 서류철을, 오른손에는 안경을 들었다.

김 위원장이 전체적으로 어두운 계열의 패션을 입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흰색 와이셔츠에 다크한 네이버 컬러의 정장,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27일과 5월26일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인민복을 입었다.

지난 3월 말과 5월초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때도 인민복 차림이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처럼 양복을 입고 북미정상회담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지만, 이번에도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다만 이날 인민복은 남북정상회담 때나 북중 정상회담때와 달리 줄무늬가 없었다.

(왼쪽부터) 3월 27일 중국 국빈관인 베이징 조어대 양위안자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오찬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왼쪽사진부터),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 모습, 그리고 6월 10일 싱가포르 이스타나궁에서 열린 리셰룽 총리와의 면담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인민복은 사회주의국가 지도자의 상징이다. 중국의 아버지 '쑨원'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과거 중국과 북한 등 아시아 지역 공산국가 지도자들이 즐겨 입었다. 중국에서는 '중산복', 영미권에서는 마오쩌둥의 이름을 붙여 '마오 수트'라 불리기도 한다.

군복과 흡사한 디자인이지만, 실용적이고 편리해 인도나 서구에서도 유행했다. 하지만 공산권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 때마다 인민복을 착용하는 이유로 국가적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 각국과 새로운 관계를 개척하겠지만, 사회주의국가라는 정체성을 버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