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이종범' 이용규 펄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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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화 연경흠(오른쪽)이 5회 초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날카로운 스윙, 빠른 발, 스트라이크를 골라내는 선구안, 그리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센스에 찬스에 강한 승부근성까지. 모든 게 뛰어났지만 그의 뒤에는 늘 "다 좋은데 키가 작아서…"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덕수정보고를 졸업하던 2004년, 1m75cm의 키는 그가 1차 지명을 받지 못하고 2차 지명선수로 물러서는 이유가 됐다. 2004년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병규.박용택.알 마틴이 버틴 외야진을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다. 그는 결국 2005시즌 KIA로 트레이드됐고, 자신이 추구하는 야구스타일의 우상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곁에서 새끼 호랑이로 자라났다.

이용규(21). 20일 현재 프로야구 타격 1위다. 29타수 14안타, 타율 0.483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그가 차세대 이종범으로 크고 있다. 20일 프로야구 광주 경기에서 KIA가 1-0으로 앞선 5회 말 1사 1루. 롯데 선발 장원준은 이종범을 고의볼넷으로 거르고 이용규를 상대했다. 그러나 그 선택은 타오르는 불에 물 대신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이용규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3루타를 때려 두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이날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이용규는 더 이상 키 때문에 외면받는 선수가 아니다. KIA는 이용규의 활약과 선발 김진우(7이닝 3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3-1로 승리, 시즌 4승1무4패로 승률 5할대로 올라섰다. 지난해보다 뚜렷하게 성숙해진 김진우는 시즌 2승째를 거두고 에이스 몫을 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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