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사모펀드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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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사모펀드는 영어의 'Private Equity Fund'를 '한자어(사모.私募)'로 옮긴 것입니다. 말 그대로 '남몰래 조용히'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만든 펀드를 말하지요. 틴틴 여러분의 부모님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한 펀드와는 다릅니다. 보통 일반인들이 투자하는 펀드는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공모(公募)펀드'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사모펀드들은 왜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을까요. 사모펀드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일반 주식이 아니라 경영이 나빠져 수술이 필요한 기업에 주로 투자합니다. 특히 기업을 사들여 튼튼하게 만든 뒤 되팔아 많은 돈을 남기게 됩니다.

그런데 웬만한 기업을 사들이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게 되고, 따라서 일반인들이 아닌 돈 많은 투자자들을 찾아 다니며 자금을 모을 수밖에 없어요. 사모펀드에 돈을 넣는 투자자들이 대부분 연금이나 보험 같은 '기관투자가'들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나 예일 같은 대학들도 기금 형식으로 사모펀드에 돈을 대곤 합니다. 론스타도 미국.캐나다 주 정부의 연.기금과 스탠퍼드.MIT 같은 유명 대학들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지요.

사모펀드가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 이유도 궁금할거예요. 론스타의 사례처럼 사모펀드의 힘이 갈수록 세지면서 기업 운명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지요. 4년 전만 해도 세계적으로 100조원 규모였던 사모펀드는 지난해 250조원으로 불어나 투자대상을 찾는 싸움이 한창입니다. 돈 되는 시장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죠. 특히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이 많아진 한국 시장은 해외 사모펀드들의 좋은 먹잇감이었지요. 요즘 '토종 PEF'를 키우자는 여론이 거세지만 아직 덩치나 투자기법 면에서 해외 펀드들의 적수가 되진 못합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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