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석촌호 포장마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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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림픽기간 중 가장「한국적」인 구경거리들을 푸짐하게 보여줍시다.
서울 잠실 석촌 호수 공원 주변 1백50여 포장마차 주인들과 각가지 민속문화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놀이마당 관계자들이 다짐하고 나셨다.
86년 아시안 게임 때도 매일 3백 여 명의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 인기를 누렸던「서울 놀이마당」은 오는 9월15일부터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중요 무형 문화재 기능 보유자 등 연 인원 1천6백60명이 출연, 송파 산대놀이·승무·봉산 탈춤 등 33개 종목을 공연, 한국인의 「신명」을 전세계에 펼쳐 보일 예정이다.
「서울 놀이마당」과 더불어 서민 정취를 물씬 안겨줄 석촌 호 변 포장마차 역시「외국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추억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위생 설비 등에 한창이다.
『수준 높은 관광객일수록 그 나라의 고유 민속은 빼놓지 않고 보려 하지요. 아시안 게임 때도 외국인들이「사자춤」에 열광하다가 마지막 뒤풀이 때는 무대로 뛰어들어 함께 춤을 추는 바람에 무척 흥겨웠어요 냄
첫 날로 공연 일정이 잡힌「북청사자놀음」의 퉁소 연주자 동선본 씨(29·북청 민속예술 보존회)는『올림픽기간 중 전세계 선수·관광객들 앞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놀이마당 측은 올림픽 손님맞이 준비로 1천1백 석이던 관람석을 2천 석으로 늘리는 한편 시멘트 좌석도 산뜻한 화강암으로 바꾸었다.
또 놀이마당 주위에 길이 1백50m, 높이 1·5m의 토담을 쌓고 전통 기와를 입히는 등 새 단장도 했다.
철쭉과 팽나무 등으로 조경공사도 끝낸 데다 공연 기간 중에는 수 백 개의 청사 초롱을 내걸어 분위기를 한껏 돋울 예정.
공연에 앞서 외국어로 된 안내 책자도 배포하고 매 프로그램 시작 전에는 5분 간 영·사어로 해설,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
놀이마당의 공연은 매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오후 8시면 공연 관람을 마친 국내외 관람객들이 지척에 있는 우리 포장마차를 찾아들기 딱 좋은 시간이지요 섐
놀이마당 부근에서 2년째 포장마차를 해봤다는 김양수 씨(57)는「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면서도『한편으로는 정규 식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위생 시설·음식 솜씨가 걱정된다』 고 말했다.
매운탕·파전·한치회·해삼 등 m여 가지 메뉴로 영업 중인 김 씨는 또『싼값에「보통 한국인」의 분위기를 맛보는 데 포장마차처럼 적당한 곳이 또 있겠느냐』며△음식 맛을 덜 맵게 조리하고△영어 메뉴판도 준비하며△1회용 식기를 사용하는 등 나름대로「올림픽 대비책」을 세워놓았다고 밝히기도.
또 다른 포장마차 주인 최홍임 씨(59·여)는『석촌 호수 변 포장마차가 명물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특히 청결에 신경 쓰고 있으며 불고기를 해달라는 등 어려운 주문이 닥칠 때는 부근 식당에 안내해준다』고 말했다.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밤샘 영업을 하는 석촌 호수 변 포장마차 주인들은 놀이마당공연과 더불어 이 곳 일대를 서민 정취가 물씬한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해 방범 대책까지 논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있다.
성공 올림픽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은 석촌 호수 변서 알차게 여물고 있는 것이다.<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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